안창현 CTN자문위원

[칼럼/CTN]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12월 1일, 법원은 일단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처분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사건의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라고 결정하며 秋-尹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도 이날 열린 임시회의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명령, 수사 의뢰 등 법무부의 조치가 ‘부적정하다’라고 결론을 내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게다가 지난 11월 30일 법무부 징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도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2일 열릴 예정이던 징계위 역시 4일로 연기되며 추 장관은 일단 사면초가에 몰린 모양새입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일단 국정운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우리 청와대든 또는 정부든 또는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그런 자세로 임해 주시기를 바라고 그렇게 해야만 검찰(개혁을) 국민이 체감하게 되고 권력 부패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올해 1월 14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엄정한 수사,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라는 측면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미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윤 총장 지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우리 사회에 남은 적폐 청산과 국정농단 수사를 마무리하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검찰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된다"라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을 축하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홍 대변인은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각종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 수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라며 "또한 부당한 외압에도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킴으로써 검찰 내부는 물론 국민적 신망도 얻었다"라고 호평했습니다.

또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는 검찰 개혁을 원하는 국민적 요구를 반영한 인사라고 판단된다"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윤석열 총장 임명 당시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추켜세우던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 뒤집힌 것은 윤 총장 취임 이후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 여권 인사에 대한 수사를 정조준하면서부터였다 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제 정부, 여당의 뜨거운 감자가 되어 정권 말기의 큰 짐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국민의 표로 선택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큰 모험이었습니다.

자칫 자신들에게도 칼을 들이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담을 안고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인 과제를 완수할 적임자라고 생각한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의 예측 불가능한 행태는 이미 예견된 사태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국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정권의 가장 큰 짐이 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령과 정권에 부담이 되는 검찰총장을 물러나게 하려면 좀 더 정교하고 섬세한 전략으로 모양새를 갖춰서 해야 하는데 전방위 압박을 통해 일방적으로 몰아간 것은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라는 말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당분간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주가가 올라가겠지만, 결국 전략도, 대안도 전혀 없는 무능한 야당과 한 편인 듯한 코스프레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겁니다.

코로나19로 생계를 잇기도 어려운 힘겨운 나날을 이어가는 많은 국민은 이들의 권력 다툼에 오늘도 억장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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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 기자 luckiz12345@naver.com CTN 네이버 블로그 CTN 방송 CTN 페이스북 CTN 트위터 안창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