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새로운 도덕 국가를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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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희의 문화산책] 새로운 도덕 국가를 세우자.
  • 입력 : 2022. 12.23(금) 08:21
  • 정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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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희(시인,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동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 보면 ‘시장이 기능하도록 내버려 두고, 국가는 시장에 개입하지 마라. 그러면 나라 경제가 발전한다.’ 했다.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에서 ‘도전과 반응’이 성공의 키워드라고 했다. 과연 그럴까? 작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더욱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는 바야흐로 기술패권시대를 맞이했다. 글로벌 패권경쟁이 심화되면서 모든 첨단산업의 엔진 역할을 하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는 AI가 3차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1980년대 일부 전문가들만 쓰던 AI가 1차 물결이었다면 AI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딥러닝’이 도입된 2000년대가 2차 물결의 시대였다. NSTC는 “이제는 ‘설명 가능한, 더 일반적인 AI’ 수준으로 발전하는 3차 물결로 바뀌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며 어디쯤 가고 있을까?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는 최근작 “다시, 국가를 생각한다”에서 국가 단위에서 경제적 번영에서 출발해 정치·사회적 요인으로 쇠퇴기에 들어서는 패턴을 찾으려 했다. 그는 국가의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5년 단위로 두 번 연속 2.5% 이상을 기록할 때 출산율은 대체율(여성 한 명당 2.5명의 자녀)을 밑돌게 된다는 현상으로 시작되는 패턴은 ‘출산율 저하, 애완동물 선호도 증가, 공무원 증가, 국가부채 급증’으로 이어지고 ‘근로윤리의 쇠퇴와 애국심의 소멸’로 연결되면서 파국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스파르타, 로마제국, 나폴레옹 이후의 프랑스와 빅토리아 시대 영국 등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오늘날 우리나라도 유사한 현상을 보인다. 더구나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는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무성하다.

국가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경제성장을 저해하거나 발목을 잡는 정치제도를 기반으로 한다. 제도의 선택과 정치가 국가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중 하나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지방자치 수령을 선거로 선택하고 개혁을 하려면 단박에 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한 나라가 ‘구조 개혁’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기는 없었다. 개혁의 성공은 첫 임기 (first term)에서 해야 한다, 두 번째 임기에서는 개혁 아이디어도 고갈되고, 개혁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대중의 인기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성장은 사람과 지도자의 '정치력'에 있다. 정치학적으로 소위 민중주의 정치가(populists)의 등장하여 재분배 정책을 펴서 빈민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세금 인상하고 정부의 크기 확대하며 민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보조금 확대하면 경제 활동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그것들로 재정은 고갈되고 지금 같은 고금리로 인한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수출이 저하되어 국가의 존폐도 춤을 추기 마련이다. 세계사에서도 많은 나라가 명멸되어 사라졌다.

인구 1억 9천만 인 국가에서 세금 내는 인구는 1백만에 불과하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어떨까. 파키스탄의 현주소다. 복지국가를 천명하면서 무능력한 국가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리스가 대표적이다. 그리스 한 섬에서는 장애인 수당을 받기 위해 주민 2%가 맹인으로 등록 (유럽 평균의 10배) 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지방공무원과 병원이 결탁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우리도 그렇다. 정부의 발표를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의료쇼핑으로 인한 폐해로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 제고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건강보험 재정이 거덜 난 이유는 의료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가 가장 크다.

대한민국의 전임 대통령 11명 가운데 한 명도 명예롭게 퇴임하지 못한 것은 왜일까?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1년도 한국 투명성지수는 세계 33위로 일본(19위), 부탄(24위), 대만(28위) 보다 뒤졌고 아프리카의 보츠와나(34위)를 겨우 앞지른 수준이다. 영국 글로벌 정치경제연구소 레가툼이 발표한 한국의 윤리 환경 등 사회적 자본점수도 100점 만점 중 44.97점으로 하위권이다. 이래도 도덕성 회복이 최우선이 아니겠는가.

플라톤의 가장 대표적인 저작인 ‘국가’에서 모든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국가가 올바르게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은 착함과 올바름의 이데아를 실현할 수 있는 국가가 제대로 된 국가이며, 국가의 목표는 모든 계급에게 최대의 행복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질서는 생존을 위해 사물의 올바른 배열이나 순서에 관계하고, 수평적 및 수직적 질서로 구분되며, 이들은 각각 도덕적 및 윤리적 행동에 관계한다. 그리고 국가구성원들의 행동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일수록 국가는 완전기능국가로 성장한다. 그러므로 개인의 도덕성이 국가 도덕성의 기초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따라서 시민 도덕은 추상이 아니라 상대방을 전제하는 구체적인 현실 정치의 역사적 전개의 소산이다. 헤겔은 앞 명제에 더 의존했고, 뒤르켐은 뒷 명제를 더 지지했다. 건강한 사회일수록 두 명제가 상호보완적으로 결합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AI로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등 혁신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새로운 부자가 등장하는 ‘설루션 자본주의’가 일어나고 있다. 더구나 미·중 충돌 구도에서 우리의 위상은 ‘AI 전략자산(choke point)’, 즉 AI 핵심 기술과 제품·서비스 그리고 이를 보유한 기업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미래가 달렸다. 하지만 시급한 것은 하나가 더 있다. 바로 도덕지수(Morale Quotient)다.

언론 보도를 보면 날이 갈수록 각종 파렴치한 지능범들이 늘고 있다. 보이스피싱, 개인정보도용, 성폭력, 공금횡령, 주가조작, 보험사기, 등등 거의 날마다 뉴스나 신문 사회면에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왜 이런 지능적 범죄가 날로 증가할까? 똑똑하다고 하는 자들이 정상적인 자기 노력으로 성실하게 살아가지 않고 악마의 유혹에 빠져 일생을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일까? 그것은 대부분 부모가 자식을 어려서부터 똑똑한 사람, 난사람만을 기르려는 부모들 때문일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거울 뉴런을 통해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부모를 닮아 간다는 것을.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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