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범희 과장

[기고/한국농어촌공사 서산·태안지사 농지은행관리부 과장 한범희]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프란코 모딜리아니(Franco Modigliani)는 개인의 현재소비는 현재의 소득뿐만 아니라 미래의 소득에도 영향을 받으며 생애주기에 따라 소비와 저축을 조절한다는 생애주기가설(life-cycle hyphothesis)을 발표했다. 그는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 이론의 핵심은 개인이 비록 현재 소득이 없더라도 미래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현재의 소비를 늘리고, 미래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도 생각하면 현재의 소비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평생에 걸친 안정적인 소득이 증가해야 현재의 소비도 충분히 증가시킬 수 있고, 이는 곧 개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로 연결된다. 이 이론의 정책적 함의는 개인의 삶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평생에 걸쳐 안정적인 소득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는 것이며, 생애주기별로 지원해 줘야할 정책도 차별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농업정책에 적용한 것이 바로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에서 시행하는 맞춤형농지지원사업이다. 맞춤형농지지원사업은 개인의 영농활동을 단계별로 구분하여 「관심단계 → 진입단계 → 성장단계 → 전업단계 → 은퇴단계」로 나누어 차별화된 정책을 지원한다. 이를 단계별로 나눠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관심단계

이 단계에서는 한 개인이 농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단계이며, 생애주기에서는 비교적 젊은 나이대일 확률이 높다. 아직 농업활동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영농을 준비하기 위한 여러 자료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공사는 농지은행 포털 등을 통해 농지가격･임차료･농지매물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2. 진입단계

이 단계의 농업인들은 농업활동에 갓 진입한 청년농업인이다. 공사는 이들에게 농지의 임대(비축농지임대 3ha, 임차농지임대 3ha까지), 농지매매지원(0.5ha까지), 선임대후매도(0.5ha까지)사업을 통해 농지를 우선순위로 지원해준다. 다만, 농업활동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위험요인(lisk)도 있기 때문에 만 2년이 되기 전까지는 지원면적에 제한이 있다. 사회 초년생으로 소득이 적은 이 단계에서의 중점지원사항은 농업인의 부담(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인데, 생애첫농지취득인 경우이거나 만40세 이하인 2030세대일 경우에는 농지매매지원금이 평당83,967원으로 일반 농업인에 대한 지원(평당 40,661원)보다 지원단가가 높으며 상환기간도 최대 30년이라는 점이다. 또한 비축농지 임대차의 경우에도 저렴한 임차료로 농지를 임대해주고 있다.

3. 성장단계

이 단계에서는 농업활동을 한지 만 2년이 지나 이제 본격적으로 영농규모를 확대해나가는 단계이다. 공사는 성장단계에 있는 농업인에게 농지의 임대(비축농지임대 6ha, 임차농지임대 6ha까지), 농지매매지원(2ha까지), 선임대후매도(1ha까지) 지원을 해준다. 만일 지원자가 만 40세 이하일 경우에는 위와 마찬가지로 농지매입시 평당 83,967원의 지원단가와 최대30년 상환이라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4. 전업단계

이 단계의 농업인은 6ha이상의 벼를 주 작목으로 하거나, 2ha 이상의 벼 이외의 작물을 주작목으로 하여 전업농의 길을 걷고 있는 농업인이다. 이 단계의 농업인은 농지매매, 임차농지임대를 합쳐서 10ha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단계의 농업인의 경우에는 어느정도 소득이 안정되어 있고, 농업기반을 마련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원조건은 진입단계･성장단계의 농업인 보다는 지원단가가 낮거나 지원우선순위가 후순위일수 밖에 없다.

5. 은퇴단계

이 단계는 노령, 질병 등으로 더 이상 영농활동을 하기가 어려워 영농규모를 축소하는 단계이다. 농지를 담보로 매달 연금을 지급받는 농지연금사업, 영농규모축소(매도, 임대)를 조건으로 보조금을 지급받는 경영이양직불사업, 더 이상 영농이 어려운 농지를 공사에서 매입해주는 농지매입사업 등이 있다.

이처럼 공사는 생애주기별 농지지원을 통해 농업인의 삶 전반에 걸친 인생설계를 가능하게 해준다. 진입단계에서는 농업인이 당장에 자금이 없더라도 저렴하게 농지를 확보할 수 있게해 농업활동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성장･전업단계에서는 영농활동이 가능한 최대한 많은 농지를 확보하여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은퇴단계에서는 농지매도, 농지연금사업 등을 통해 노후까지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 서두에 언급했던 모딜리아니(Franco Modigliani)의 이론처럼 이러한 정책을 통해 생애전반에 걸친 소득과 지출을 예상하고 그에 대한 설계가 가능할 경우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개인의 효용(utility)이 증가하고 이는 곧 삶의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앞으로도 우리공사에서는 예비농업인들의 농업활동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고, 농업인들의 생애 전반에 걸쳐 안정적인 영농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책개발, 정책지원 등의 최선의 노력을 다해 농업인들의 인생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가금현 기자 입니다. 긍정적인 사고로 의리를 지키며 살고싶다. 술은 웃음소리가 밖에까지 들리도록 마셔라! 내가 그자리에 있다고 CTN·교육타임즈·충청탑뉴스·CTN방송 발행인 CTN 네이버 블로그 CTN 방송 CTN 페이스북 CTN 트위터 가금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