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대전시의회 의원들이 11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쿠폰 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브레이크뉴스

[정치/CTN]정민준 기자ㅣ정부가 추진 중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을 두고 대전 정치권이 강대강 대치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본질은 점차 흐려지고, 정치적 퍼포먼스만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 고조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청년의 빚으로 살포되는 포퓰리즘"이라며 소비쿠폰 정책에 전면 반기를 들자, 국민의힘 대전시의원들이 일제히 뒤따르며 전액 기부를 선언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결단”이라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 이뤄진 일사불란한 행보.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 논의는 뒷전이고, 정치적 상징 조작에만 몰두한 '생색내기 반대 쇼'라는 비판이 거세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소비쿠폰은 허울뿐인 정책이며, 결국 청년들에게 빚만 안긴다”며 일괄 거부와 기부를 선언했다. 앞서 이장우 시장은 한 행사에서 “소비쿠폰을 받지 않고 청년내일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먼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의 기조는 명확하다. "국가재정의 건전성 확보와 미래세대 보호"다. 그러나 그 외침 뒤에 감춰진 것은 정책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아닌, 정권에 대한 노골적인 대립각과 지지층 결집용 구호뿐이라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를 정면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기부 선언은 정치적 기획일 뿐이며, 정작 민생 회복에 대한 실질적 고민은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민의 절박한 생활 현실을 빚 타령으로 덮으려 하지 말고, 진짜 대안을 내놓으라”고 강하게 반격했다.

정책 자체도 문제 삼고 있다. 소비쿠폰은 선별 지원으로 이뤄지며, 지역 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돼 소비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단발성 현금지원이 아닌 구조적 순환을 염두에 둔 설계다. 그럼에도 이장우 시장과 시의원들이 무차별적 현금살포로 몰아가며 ‘이념적 낙인찍기’에 나선 것은 정책의 취지를 정략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과거 같은 정당에서 지역화폐, 국민지원금, 각종 긴급복지 정책에 대해선 침묵하거나 찬성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소비쿠폰만 문제 삼는 태도는 정치적 이중잣대라는 지적도 따른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비판할 수는 있지만, 기부 퍼포먼스로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려는 시도는 오히려 정책 불신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도 “정부 정책을 반대할 수는 있지만, 단순한 정치적 행위로 소비되기보다 정책 효과성이나 재정 운용의 균형, 청년 실질 혜택에 대한 대안 제시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이장우 시장의 발언과 이에 동조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기부 선언’은 ‘미래세대 보호’라는 기치를 내세웠지만, 정작 당장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메시지 생산에 그쳤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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