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의회 ⓒ사진/정민준기자

[이슈/CTN] 정민준 기자ㅣ금산군의회 김기윤 의장이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논란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뒤늦은 조치를 언급했지만, 이는 사실상 문제를 알고도 방치해온 책임을 인정한 셈이어서 비판이 거세다.

김 의장은 지난 16일 본지와의 면담에서 “진악신문 배우자가 의회사무과 직원으로 근무 중인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고, 과장들과 이야기해 앞으로는 광고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반복 제기된 구조적 문제다.

CTN 본지 기자가 “작년에도 똑같이 지시했다 하지 않았냐”고 묻자 김 의장은 “지시사항을 무시하고 그냥 지나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말은 사실상 군의회가 이해충돌 구조를 알면서도 묵인했고, 언론 지적 이후에도 형식적인 대응으로 일관해왔다는 것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다. 심지어 “광고를 빼라”는 구두지시가 조치의 전부였다는 점에서, 이를 실질적 해결로 내세우는 인식 수준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의 경제적 이해관계까지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군의회는 ‘이상 없다’는 식의 자의적 판단으로 대응을 미뤄왔다. 지금에야 권익위 자문 운운하며 조치했다고 말하지만, 사태가 터지고 언론 지적이 이어진 이후에야 움직이는 ‘사후 수습 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더 큰 문제는 김 의장이 이런 사안을 가볍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장 불러서 얘기해봤고, 이제는 그렇게 하겠다”는 식의 안일한 태도는 청렴과 윤리를 외치는 지방의회 수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다. 공직자의 윤리 기준은 법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 신뢰를 지키는 태도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산군의회는 지금까지도 관련 인사의 직무 조정이나 제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청렴 교육은 받고 있다며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내부의 구조적 이해충돌엔 무관심했던 이중적 태도는 군민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금산군청 관계자 최 모(남·39)씨는 "'몰랐다, 이제 하겠다'"는 말로 모든 걸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청렴을 가장한 무책임"이라고 힐난하며, "금산군의회는 더 이상 뒤늦은 조치로 면피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 병폐를 정면으로 인정하고 전면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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