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의회(ⓒ사진/정민준 기자)

[사설/CTN] 금산군의회는 명백히 ‘주인 없는 의회’로 전락했다. 전직 언론인 출신 일반임기제 직원이 의회 광고·홍보 업무를 사실상 장악하고, 그 배경에는 전·현직 의장의 책임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한 개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구조적 부패의 그림자다.

손님이 주인 행세를 한다는 회빈작주(會賓作主). 지금 금산군의회를 향해 군민들이 붙이는 말이다.

주인이 되어야 할 군민과 의원들은 자취를 감췄고, 대신 일반임기제와 전직 언론인이 의회의 권한을 쥐락펴락하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사태는 2년 전 의장의 인사에서 비롯됐다. 전직 언론인 출신인 심정수 전 의장은 불미스러운 개인적인 일로 의장직을 사퇴하기 전, 지역 신문사의 편집국장을 사무처 일반임기제(지방행정서기)로 채용하게 된다.

해당 직원은 지역 언론사 대표의 배우자로, 명백한 이해충돌 소지가 있음에도 의회는 사적 이해관계 신고와 직무회피 절차를 단 한 번도 요구하지 않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수의계약 성격의 광고 집행이 직무 관련 사항이며 신고·회피 대상이라고 해석했지만, 의회는 이를 무시했다.

광고 집행 자료를 보면 특정 언론사로의 예산 집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2023년 이후 특정 매체로 집행된 광고비가 전체의 30%를 차지했고, 일부 연도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몰렸다. 군민 세금이 개인과 특정 언론에 편중되며, 공정성과 투명성은 완전히 훼손됐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 불통이다. 후임 김기윤 의장과 사무처는 손 놓고, 의원들은 ‘나 몰라라’다. 사무처 직원 누구 하나 문제 제기 못 하는 현실, 바로 회빈작주의 현장이다.

일반임기제가 넘버1·넘버2로 권한을 장악하고, 전 의장은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군민과 의회를 연결하는 신뢰의 고리는 끊겼다. 의회 내부에서조차 문제 제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주인의식 없는 조직에 군민의 신뢰가 설 자리는 없다. 이제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반임기제가 넘버1·넘버2를 찍고, 전·현 의장이 그림자를 드리우는 이 둥지에서 진짜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이번 사안은 금산군의회의 단순 규정 위반이 아니라, 조직 운영의 근본적 실패를 보여준다. 광고 담당 직원 배제와 구조 개선, 전·현 의장의 책임 있는 해명이 없이는 의회의 공정성과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

군민의 세금과 권한이 특정 개인과 집단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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