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3(목) 20:13
교육타임즈 지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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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온도가 서서히 식어가는 계절, 가을의 섬은 여름보다 더 따뜻하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진 바닷가에는 낙조가 길게 머물고, 섬을 감싸던 푸른 바람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한국의 섬들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지니지만, 가을은 그 중에서도 가장 깊고 고요한 계절이다.
섬마을의 돌담길과 억새가 흔들리는 산책로, 그리고 바다 위로 번지는 노을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된다.
전국인터넷신문 CTN은 충남 보령 삽시도를 비롯해 올 가을 떠나면 좋을 만한 전국의 섬을 소개한다.
■ 충남 보령 '삽시도'...서해의 숨은 진주, 가을바다의 비밀을 품다
충남 보령의 삽시도는 '서해의 작은 낙원'으로 불린다.
대천항에서 배로 40분, 섬에 닿는 순간 고요한 바다와 부드러운 모래가 여행자를 맞는다.
가을의 삽시도는 유난히 투명하다.
명사십리해수욕장의 고운 백사장은 이 계절에도 햇살을 머금고, 삼봉산 등산로에 오르면 서해의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해질녘 비치는 노을은 '서해의 붉은 시(詩)'라 불릴 만큼 장관이다.
어민들의 삶이 녹아든 포구마을 골목길,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해변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을의 고요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삽시도는 여전히 관광객보다 바람이 먼저 머무는 섬이다.
■ 전남 완도 '청산도'...가장 느린 시간 속을 걷다
완도 청산도는 ‘느림의 섬’으로 불린다.
가을이면 돌담길 사이로 억새가 하늘거리고, 논두렁마다 황금빛 들녘이 펼쳐진다.
‘청산도 슬로길’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지만, 가을에는 유난히 잔잔하다.
걷다 보면 청산도의 이름처럼 ‘맑고 푸른 산과 바다’가 교차한다.
구들장논과 범바위길, 그리고 서편해안길은 지친 일상 속에서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가을 대표 힐링 코스로 꼽힌다.
■ 전북 군산 '선유도'...바다 위에서 맞이하는 낙조의 순간
군산 선유도는 ‘신선이 놀다 간 섬’이라는 이름처럼 가을의 노을빛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선유스카이썬라인을 걸으면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서해의 섬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낮에는 선유해변을 따라 바닷바람을 느끼며 산책하고, 저녁이면 선유교 위로 내려앉는 노을이 섬을 물들인다.
선유도는 한때 어촌의 조용한 마을이었지만, 이제는 ‘노을 감성 여행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경남 통영 '연화도'...불교의 향기와 남해의 고요가 만나는 섬
‘연화’라는 이름처럼 이 섬은 연꽃의 형상을 닮았다.
통영항에서 배로 40분, 바다 위를 달리다 보면 하늘과 바다가 한 선으로 맞닿는다.
연화사로 오르는 산책길에서는 남해의 섬들이 점점이 떠 있고, 가을이면 미세한 안개가 산허리를 감싸며 신비로운 풍경을 만든다.
불교의 고즈넉한 정취와 남해 특유의 따뜻한 바람이 어우러진 연화도는 ‘마음이 고요해지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 인천 옹진 '덕적도'...바다와 숲이 함께 숨 쉬는 수도권의 가을
수도권에서 배로 1시간 30분,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을 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덕적도다.
서포리해변은 가을이면 길게 뻗은 솔숲길이 붉게 물들고, 비조봉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서해의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용한 캠핑족과 트레킹 여행자에게 인기가 높으며, ‘바다 속 산책로’라 불리는 해안데크길에서는 바다와 하늘이 하나로 이어지는 황혼의 시간을 만날 수 있다.
■ 제주 가파도...청보리 대신 억새가 춤추는 바람의 섬
제주 남서쪽 끝자락, 가파도는 바람의 섬이다.
봄에는 푸른 청보리가 장관이지만, 가을의 가파도는 한층 고요하다.
자전거로 섬을 한 바퀴 돌면 바다 건너 마라도와 한라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억새밭과 해안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바다는 유리처럼 맑고, 가파도의 하루는 도시보다 훨씬 느리게 흐른다.
'가을의 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 전문가들은 "가을의 섬은 자연의 회복과 인간의 휴식이 교차하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관광객이 줄어드는 시기지만, 바로 그 '고요함'이 섬이 가진 본래의 생태와 문화를 되살린다.
가을 섬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자연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다.
파도 소리와 바람, 낙조가 어우러진 그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비로소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 계절이 남긴 여백, 섬이 전하는 위로
가을은 짧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섬은 사색과 위로의 공간으로 변한다.
도시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섬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라.
그곳에는 단풍보다 진한 색, 그리고 말보다 깊은 고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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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가금현 기자 입니다.
긍정적인 사고로 의리를 지키며 살고싶다.
술은 웃음소리가 밖에까지 들리도록 마셔라!
내가 그자리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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