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5(화) 16:18
교육타임즈 지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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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구도심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주거·상업 기능을 회복시키겠다는 취지였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제도적 특례와 간소화된 절차에도 불구하고 사직4구역은 16년째 표류하며 청주 구도심 쇠락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추진위원회 승인과 조합설립 절차 없이도 토지등소유자 동의만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제도였으나, 사직4구역은 이 ‘간편한 제도’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행정의 무기력과 이해관계 충돌 속에 방치돼 왔다.
2009년 추진위원회 승인, 2011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수차례 정상화 시도가 있었지만, 자금난과 사업성 논쟁, 행정 지연이 반복되며 사실상 장기 유령사업으로 남았다. 급기야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재개발사업으로 통합되는 법 개정 이후에도 명확한 로드맵 제시 없이 시간만 허비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초고층 59층 랜드마크 건설이라는 청사진은 화려했지만, 현실은 노후 건물 방치와 공실 확산, 도시미관 붕괴, 청소년 우범지대화라는 암울한 실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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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 계열사 에스투엘레바가 시행자로 나서며 정상화 기대가 고개를 들었지만, 분양시장 침체와 공사비 상승을 이유로 사업 추진 속도는 다시 늦어지고 있다. 민간 시행사의 의지와 별개로, 그동안 행정은 무엇을 했는가. 도시환경정비사업이라는 제도의 출발점이 ‘신속한 정비’였음에도, 사직4구역은 정책 실패 사례로 남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안전이다. 장기간 방치된 노후 건물은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이는 단순한 미관 문제가 아닌 ‘잠재적 중대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과 긴급 조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와서 “호재”와 “랜드마크”를 말하기엔 지역 주민들의 볼멘 목소리와 인내는 이미 바닥에 가깝다.
사직4구역 재개발은 단순한 민간 개발사업이 아니다. 도시환경정비라는 이름 아래 시작된 공공성과 책임의 문제다. 민·관이 책임을 미루지 말고 실질적 실행력으로 정상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때다. 청주 최초 초고층 아파트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 위해선, 출발점이었던 도시환경정비사업의 본래 취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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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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