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내게 남겨진 것은 아동문학가 김진경 |
| 2011년 12월 27일(화) 0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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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여고시절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의 제목을 여러 번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철학책이라 생각하며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아마도 내 깜냥에 너무 상투적인 말이라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나름의 개똥철학을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내게 계기가 찾아왔다. 그 책을 읽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내게 해당될 줄 몰랐다. 그러면서 내 입에서 어느 작가 어쩌고 했던 말들이 어찌나 무안했는가 모른다.
드디어 대학 시절이 지나서 그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철학책이지만 내 눈에 들어오니 들춰나 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뿔사’ 엄청난 내용의 소설이었던 것이다. 다 읽고 나서는 나의 어리석음을 탓해야만 했다. 그리고 책을 읽네, 어쩌네 하는 말들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톨스토이의 작품 중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소설이 저물어가는 2011년에 새롭게 다가서고 있다.
주인공 바흠은 가정적인 가장이 되지 못한다. 지주에게 끌려가서 혼나고 돌아오는 날이면 그의 아내와 아이들을 때렸다. 그리고 그는 땅에 대한 많은 욕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 날 그의 아내와 언니가 하는 말을 듣고 있다가 ‘땅이 많으면 악마도 어쩌지 못한다’라는 말을 하는데 악마가 듣게 된다.
그 후로 바흠은 많은 땅을 소유한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바흠을 찾아온 한 나그네가 어느 마을은 노인들에게 대접을 잘하면 원하는 땅을 다 준다는 말을 듣고 많은 선물을 준비해서 찾아간다. 그러자 나그네가 말한 그대로 촌장에게서 밟는 모든 땅을 다 가지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런데 꿈에 바흠은 나그네가 악마로 변하고 그 악마 앞에 자신이 죽어있는 모습을 본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무시하고 나간다. 죽을힘을 다해 밟았고 해가 져서 돌아오지만 그는 결국 죽고 만다. 그가 차지한 것은 그가 묻힐 키만큼의 땅이 그의 몫이었다.
다 읽고서 나는 ‘어쩌자는 것인가’하는 생각에 몰두했다. 회의적인 감상에 빠져들기도 하고, 결국은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인생이라는 것인가에 슬픈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가라는 말인가 하며 속상하기도 했다.
2011년을 보내면서 무척 기뻐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너무 슬퍼서 통곡을 하기도 했다. 사랑해서 그리워하기도 했다. 미워서 마음을 정리하기 힘들어하기도 했다. 꿈을 이루는가 싶었는데 막연한 기다림으로 아프기도 해 하염없이 울기도 했다.
내게 남겨진 것은 무엇인가. 감사다. 땅위에 살면서 살아 숨을 쉬기에 인생의 모든 쓴맛 단맛을 다 맛보기에 행복한 일이다. 지금 비록 보잘 것 없기도 하다는 아픔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래도 감사한 일이 아닌가.
모든 인생의 결산에서 땅 한 평만 가질 수 있는 인생이라지만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2011년을 열심히 살았다.
나는 용띠이다. 내년은 용띠 해, 하늘로 승천하는 듯 기쁨을 모든 사람들이 누리기를 소망한다. 눈송이만큼의 복을 받으라는 지인의 메시지를 받았다.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내년에는 더 행복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