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버킷리스트 아동문학가 김진경 |
| 2013년 05월 15일(수) 0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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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 아픈 사연들을 읽기도 했다.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세상의 불균형을 느끼기도 했다. 이렇게 살아있음으로 해서 느끼는 일상적인 즐거움들을 누리는 것이 참 행복임을 다시 느꼈다.
세상에 고마움을 누리며 살아간다는 것이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모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아이들과 독서 수업을 하던 때였다. 아이들에게 활동지를 주고 자신의 생각을 쓰게 했다.
그런데 ‘가족들과 함께 동물원 가는 것’이 소원이라는 남자 아이의 글이 자주 보였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도서관 사서 도우미에게 이 아이에 대하여 물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였고 어린 동생들이 두 명이 더 있단다.
가정이 그리 편안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아이들은 어릴 적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생일 때 가족 여행이 많았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자 공부에 대한 부담과 친구가 더 좋은 탓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 아이의 버킷리스트는 가족과의 여행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죽어가는 여인의 소원이 ‘남편과 함께 지하철을 타는 것’이었다. 누구에게는 힘든 일상의 교통수단일 뿐인데 그 여인에게는 그것이 소원이 된 것이다.
이런 일들을 보고 들으면서 내 삶에 더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이미 감사이고 일상의 생활을 무리 없이 행복하게 보내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다.
나의 버킷리스트를 14가지를 적어 보았다. 내 말이 끝나자 ‘모든 것이 다 실현 가능성이 있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수든 교육이든 5박6일 동안 지내면서 나 혼자 방을 쓰는 것. 이것이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그러자 대뜸 ‘연수는 2인실이 최소요’한다. 알고는 있지만 나는 꼭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방값을 더 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와아 하고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마음 편한 친구들과 1박2일 동안 실컷 수다 떠는 것이다. 또 하나는 비오는 날이든 눈 오는 날이든 창 넓은 창가에 멍하니 앉아있는 거라고 했다. 크루즈 여행을 가고, 외국 여행을 자주 가고 싶은 것도 내 버킷리스트였다.
무언가를 꿈꾸고 이루고자 노력하는 모습도 살아가고 있음이 행복함을 말하여 주는 것이다.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면 좋다는 말을 그다지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좋은 사람에게 ‘당신이 좋다’라는 말을 하겠다는 것도 내 버킷리스트이다.
플러스 버킷리스트와 마이너스 버킷리스트가 있는데 부지런히 플러스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나가야 하겠다.
어느 여인은 중년의 사랑을 하고 싶단다. 현실을 보지 않은 그런 사랑을 말이다. 자신은 너무나도 현실의 어려움을 보았기에 그러고 싶고, 영화처럼 재정이 많은 사람과 친구가 되어 그의 버킷리스트에 참여하고 싶단다.
중년을 훌쩍 넘은 내 주변의 좋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가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동문학가 김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