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물창고] 난형난제(難兄難弟) - 박순신 충청탑뉴스·CTN충청교육신문 국장 박순신 기자 9909pss@hanmail.net |
| 2020년 10월 19일(월) 1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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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래는 한(漢)나라 말기에 환관(宦官)들이 세력(勢力)을 잡고 국정(國政)을 농단(壟斷)하는 바람에 나라가 크게 어지러워져, 의식 있는 선비들은 목숨을 걸고 그 폐단(弊端)을 성토(聲討)하여 파란을 일으켰다.
그중의 하나가 진식(陳寔)이라는 사람인데, 정작 그는 성토의 앞장에 직접 설 처지가 아니면서도 친구들이 줄줄이 투옥(投獄)되는 상황을 보고 내가 들어가지 않으면 옥중의 친구들이 누구를 의지하겠는가 하면서 자기 발로 옥에 걸어 들어갔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큰아들 원방(元方)과 작은아들 계방(季方)이 그들인데, 세상 사람들이 이들 세 부자를 일컬어 '삼군자(三君子)'라고 할 정도로 원방과 계방 역시 아버지 못지않은 학문과 덕행(德行)의 소유자였다.
형제는 아버지가 투옥된 후 두문불출(杜門不出)하고 저술(著述)에만 전념했다.
이윽고 진식은 사면(赦免) 조치로 자유로운 몸이 되었으나, 조정에 나와서 벼슬살이를 하라는 제의(提議)를 거절하고 야인(野人) 생활(生活)로 일관(一貫)했다. 두 아들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벼슬을 거부하고 학문에만 전념(專念)했다.
원방에게는 군(群), 계방에게는 충(忠)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이들 종형제는 친형제처럼 항상 사이가 좋았으나, 한 가지 문제에 관해서는 서로 양보(讓步)도 없이 입씨름을 벌였다.
누구 아버지가 더 훌륭한가 하는 문제인데, 군도 충도 자기 아버지가 더 훌륭하다고 서로 우겼지만 아무리 다투어도 자기들로서는 우열의 판정(判定)이 나올 리가 없자 할아버지한테 판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두 아이가 찾아와서 각각 자기의 손을 들어 달라고 하자, 진식은 난처(難處)했다.
똑같이 사랑하는 자식들이요 손자들인데 어느 한쪽의 가슴에 멍울을 지우는 판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었다. 고민하던 진식은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의 아버지는 나이를 따진다면 분명 형제간이지만, 품성(品性)이나 학문에서는 '형을 형이라 하기도 어렵고 아우를 아우라 하기도 어렵구나'라고 한데서 난형난제(難兄難弟)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程度)로 서로 비슷함을 나태 내고 있으며, 이는 사물(事物)의 우열(優劣)이 없다는 말로 곧 비슷하다는 말이다.
난형난제는 우리 교육현장에서 교육자(敎育者)들이 제자들에게 보여줘야 할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아닌가 싶다.
제자(弟子) 중 분명 누가 잘하고 못한다는 것을 교육자는 알 것이다.
하지만 이를 비교해 우월을 가려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필자가 학교 다닐 시기에는 일부 몰상식한 교육자의 탈을 쓴 자들로 인해 열등감(劣等感)이란 상처(傷處)를 평생 가슴에 멍으로 남긴 채 살아가는 제자가 많았다.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잘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 분별(分別)해 잘하는 부분에 대해 격려(激勵)해 준다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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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신 기자 9909p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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