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아동학대 대책의 실효성을 기대하며 김태연 기자 cks7089@naver.com |
| 2021년 07월 02일(금) 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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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대피해아동의 사망 등 심각한 피해를 받은 아동학대 사건으로 인해 국민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에 아동학대 신고율이 높아지면서 아동학대로 판단되는 사례 수도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9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2018년 신고접수 36,417건, 사례판단 24,604건 대비 2019년 신고접수는 41,389건으로 작년대비 13.7% 증가했으며, 사례판단은 30,045건으로 작년대비 22% 증가했다.
아동복지법 개정에 따라 2020년 10월부터 시군구 내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배치되어 아동학대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기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가 발생된 가정의 회복과 가족기능강화 재학대 방지를 위한 심층 사례관리 전문기관으로 전환되었다.
이처럼 매년 아동학대로 판단되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업무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에 피해아동의 안정적인 보호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아동보호전문기관 확충 및 종사자 처우개선 절실하다.
아동복지법 제45조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시도 및 시군구에 1개소 이상 두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229개 시군구 중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된 곳은 3분의1인 69개소에 불과하다. 복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은 지난해 4월 기준 960명으로 1곳당 평균 14명꼴이다. 이 중 아동학대 사건을 직접 관리하는 사례관리 상담원은 절반 수준인 470명으로 상담원 1명당 약 64건의 아동학대 사례를 담당한다. 이는 미국의 아동복지연맹에서 권장하는 1명당 사례 건수 17건과 비교해 3~4배 많은 수준이다. 열악한 현실을 반영하듯 이직률도 28.5%에 달한다. 아동학대의 증가는 현재 진행형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 확충과 종사자 처우가 개선되는 것이 아동학대 재발을 방지하고 아동의 안정적인 보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있다.
둘째, 심층사례관리를 위한 법적인 강제성 필요이 필요하다.
2021년 6월, 일부 개정된 아동복지법 상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 및 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학대행위자 및 보호자에 대한 과태료 조항이 신설되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학대행위자가 상담 및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사후조치이며 학대행위자가 사법기관의 결정을 통보받은 사안이 아니다 보니 강제성을 부여하기에 한계가 있다.
학대행위자에 대한 현실성 있는 개입을 위해서는 112로 아동학대 신고접수 되어 학대행위가 확인된 경우 학대행위자에 대한 입건처리를 통해 학대행위자에 대한 개입의 강제성을 부여할 수 있다. 실재로 아동학대행위자로 사법처리가 되는 경우 무조건적인 처벌이 아닌 상담, 교육 등의 처분 결정이 되는 경우가 더 많은 상황이다. 법원의 처분 결정을 통해 행위자는 교육, 상담 등에 참여하여 자신의 학대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재학대를 방지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다양한 가정방문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가 발생 된 가정에 방문하여 아동의 안전과 가정의 기능회복, 강화 등을 위한 사례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은 굿네이버스가 2016년 개발한‘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를 활용하여 학대피해 아동뿐만 아니라 부모, 가족을 대상으로 한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아동의 안전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서비스 내용으로는 아동으로 하여금 자신이 안전한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고 안전계획을 세워볼 수 있도록 하고, 가족관계개선, 양육기술프로그램, 지혜롭게감정다스리기 등의 원가정보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대후유증 회복을 목적으로 심리상담 및 트라우마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대로 인해 분리보호된 아동들의 안정적인 가정복귀와 보호를 위해 가족재결합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2017년부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가정방문중심 사례관리를 위해 개발 된 '홈케어플래너 서포터즈'사업을 통해 학대피해아동가정에 홈케어플래너가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심리정서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HFA(Healthy Family America)', 영국과 호주의'HVP(Healthy Visiting Program)'등 해외에서 정부가 주도하여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보편적인 가정방문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아동학대 사후가 아닌 예방을 위한 보편적인 가정방문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넷째, 아동에 대한 어떠한 체벌도 허용이 되어서는 안된다.
최근 발생되는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으로 인해 전 국민이 분노하고 아동학대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올해 1월 국회에서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삭제를 포함한 민법개정안이 가결되었다. 징계권 조항 삭제로 우리나라는 자녀를 가정 내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하고 어떠한 체벌도 가할 수 없음을 사회적으로 명시한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아동학대 현장에서 만나는 부모들은 ‘이런 것까지 학대인지 몰랐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언론에 보도된 심각한 아동학대사건을 기준으로 생각하다보니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여 진다.
이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규모 학대예방홍보 및 가정 내 자녀의 발달연령이나 시기에 따른 정기적인 부모교육 등이 실시되어 아동학대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아동학대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과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앞으로도 아동학대 신고와 발견율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여 진다. 아동학대가 증가하는 것이 무조건 부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만큼 많은 아동들을 보호할 수 있는 측면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을 기회로 생각하여 아동학대 예방과 재발방지에 대한 국가적인 발전이 이루이지기를 기대해본다.
김태연 기자 cks708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