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희의 문화산책] 비엔나커피는 전쟁의 선물이었다 정민준 기자 jil3679@daum.net |
| 2023년 04월 05일(수) 16: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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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카페인 음료이고 카페인은 우리의 뇌에 작용한다. 뇌의 척수를 일컫는 중추신경계는 우리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신경계의 물리적 영역은 대부분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의 감각하고, 지각하고 반응하는 데 활용된다. 그러나 카페인의 각성은 개인마다 감각 능력의 차이로 인해 정도의 차이가 있다.
카페인은 날로 먹으면 정말 엄청나게 쓰다. 커피 알갱이 몇 개 차이로 신체에 치명적이며 50알 이상은 자칫하면 심정지로 사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위에서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적정량을 초과하거나 체질에 안 맞는 경우는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참고로 커피의 카페인은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수록 많이 나온다. 진한 에스프레소가 연한 드립 커피(10g에서 150cc 추출 시 약 80~150mg.)보다 카페인 함량이 낮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커피의 어원은 단순히 '커피'의 'Coffe-'에 알칼로이드(amine) 물질을 뜻하는 '-ine'가 붙은 것이고, 커피 안의 커피 (coffee in coffee)라고도 한다. 커피는 지난 600년 동안 세계화를 대표하는 상품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자생하던 커피가 본격적으로 외국에 전파된 것은 15세기 경이다. 예멘의 모카항(港)에서 커피 원두를 실은 배가 이슬람권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1475년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에 세계 최초의 카페인 ‘키바 한(Kiva Han)이 문열은 것도 이때이다. 이후 17세기에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로 퍼져나가 대유행을 일으켰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6~7세기에 에티오피아는 지금처럼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강대한 제국이었다. 민족적 자부심도 커서 ‘에티오피아 왕조의 창시자는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의 자손 멜리크네다’라는 조항이 헌법에 명시돼 있을 정도이고 외모도 다른 아프리카인들과 달리 윤곽이 뚜렷하게 생겼다. 또 ‘아함릭 문자’와 아침 7시가 한 시인 시간 계산법,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13월이 있는 달력처럼 고유의 문화를 잘 유지하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와 달리 외세의 지배를 받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16세기에 오스만 제국에 14년, 20세기에 이탈리아에 5년 동안 지배를 받은 것이 전부로 사실상 다른 나라의 속국인 적이 없었다. 커피의 고향답게 커피를 마시는 문화도 따로 전해져 내려온다. 천 년 전에는 아침 열 시에 친척이나 지인들이 서로 돌아가며 정해진 집에 모여 커피를 마시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였다고 한다. 지금도 식사를 한 다음이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정해진 의식에 따라 커피를 만들고 한두 시간에 걸쳐 대접한다. 이런 커피 문화는 분나를 따라 오스만 제국과 이슬람권에 전해졌다. 이처럼 이슬람권에서 먼저 마셨는데, 정작 카페는 유럽에서 크게 발전했다.
그것은 1683년 오스만 제국이 16만 대군을 이끌고 신성 로마제국의 수도 빈을 침공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의 빈 시민은 열세에도 불구하고 똘똘 뭉쳐 오스만 군대를 격퇴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크게 공을 세운 사람이 동양물산 무역에 종사하던 게오르크 프란츠 콜시츠키라는 인물이다. 그에 대해 터키어를 하는 폴란드인이라는 말도 있고 아르메니아인이라는 말도 있다. 수완이 좋았던 그는 터키어를 유창하게 구사한 덕에 오스만 군대를 무찌르는 데 필요한 정보를 입수해 샤를 황제에게 넘겼고 패배한 오스만 군대는 온갖 물건을 남긴 채 퇴각했다. 이때 남긴 물건 중에 ‘검은 건조식량’ 105자루가 있었다. 그러나 빈 사람들 아무도 그것이 커피라는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오스만 문화에 정통했던 콜시츠키는 이것을 알았고 그것으로 장사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빈 최초의 ‘커피전문점’이다. 하지만 유럽 최초의 커피 전문점은 아니었다. 1652년 영국에서 최초의 커피 전문점이 등장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림과 설탕을 넣은 커피, 즉 ‘비엔나커피’가 처음 등장한 것은 1683년 빈에서이다. 오스만 군인들이 그렇게 커피를 마시는 것을 봤던 빈의 커피전문점 사장들이 따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커피는 ‘어둠의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며 남녀노소 즐기는 음료가 됐고, 커피전문점은 유럽의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소일 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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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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