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세종시 인권센터 출발에 즈음하여 정민준 기자 jil3679@daum.net

2023년 04월 12일(수) 06:41

▲유태희(시인,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공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인권은 인간의 타고난 권리로 역사적으로는 17세기부터 18세기에 걸쳐 자연권 (natural rights)으로서 주장되어 18세기 시민혁명의 인권선언으로 인하여 ‘사람의 권리(rights of man)’로서 확립되었다. 그 이후 근대 헌법의 기본 원리로서 입헌주의 국가에서는 제도적으로 보장되게 요구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20세기 후반에는 세계 인권을 출발점으로 하여 국제법상으로도 보편적인 권리로서 보장되었으며 ‘인권(human rights)’이라는 용어 자체도 그것에 의해 널리 이용되었지만, 아직도 취약한 장애인, 아동, 여성의 인권에 초점이 마쳐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세계는 지금 프랑스 경제 관련 장관 마를렌 시아파(40)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표지 모델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플레이보이 프랑스판은 오는 8일 최신호에 그의 인터뷰와 사진을 실을 예정이다. 잡지 속 모델들처럼 상반신을 탈의하거나 속옷 차림은 아니나 가슴이 깊게 파인 수영복 스타일의 V자 옷깃 슈트, 한쪽 어깨를 과감하게 드러낸 화이트 롱 드레스 등 정치인으로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의상을 입었다고 한다. 텔레그래프는 “프랑스 국기를 몸에 두르는 등 요염한 포즈를 취한 컷도 있다”며 “한 사진에는 ‘속박에서 벗어난 장관’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고 전했다.

마를렌 시아파는 프랑스 재정경제부 사회연대경제 담당 국무장관이다. 성(性) 관련 책을 쓰면서 페미니즘 운동을 하다 2017년 마크롱 대통령에 의해 성평등부 장관으로 발탁돼 입각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성희롱을 하는 등의 남성에게 즉각 벌금을 거둘 수 있는 법령을 만들었다. 2021년에는 자신을 ‘사피오 섹슈얼(sapio sexual·상대의 지성에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말해 세인들의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연하지만 여성의 인권은 여성의 권리로부터 시작된다. 인간이 그렇듯 여성 권리는 여성에 대한 기본 인권이다. 또한, 남성과 동등한 직업을 위한 기회, 교육,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권리 등 평등한 권리를 말한다. 이것은 19세기 여성 인권 운동과 20세기와 21세기 페미니스트 운동의 기반을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국가에서는 이러한 권리가 법률, 현지 관습이 제도화되거나 지원되는 반면 다른 국가에서는 무시되고 억압된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권리에 대한 개념과 관련된 문제에는 신체적인 청렴과 자율성,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투표할 권리, 공직에 들어갈 권리, 법적 계약을 체결할 권리, 가족법에서 동등한 권리를 가질 권리, 공정한 임금이나 동등한 보수를 가질 권리, 생식권을 가질 권리, 재산을 소유할 권리, 그리고 교육에 대한 권리가 포함된다.

세종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다. 이제 세종시에도 인권센터가 세워진다. 그리고 세종시는 행정수도이다. 필자도 인권위원이어서 지난 3월 29일 시청 세종실에서 인권위원회 개최에 참석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3년 인권 보장 및 증진 시행계획안을 심의하고, 인권 정책의 추진 방향에 대해 열렬한 논의를 펼쳤다. 알다시피 인권은 절대왕정에 대한 투쟁 속에서 개인의 신체적ㆍ정신적ㆍ경제적 자유는 자연권이며 그 보장을 위해 정부가 조직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실효적인 것으로 하기 위해 시민적 권리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관념으로서 공유되어 온 것이다. 자연권의 사상은 19세기 이후 역사주의나 공리주의의 입장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러한 제1세대의 인권은 근대 입헌주의 국가에 있어서 민주주의의 목적인 가치이념으로서 공유되었다. 이어서 산업사회가 초래한 사회적 문제는 노동의 권리나 교육의 권리 등 사회권이라고 하는 제2세대의 인권 보장에 의한 해결을 불가피하게 하였다. 근대는 ‘발전의 권리’ 등 개인의 권리에 그치지 않고 집단적, 문화적 권리도 제3세대의 인권으로서 국제적인 보장의 과제가 된 오늘이다. 이러한 여러 세대의 인권은 오늘날에는 자연법적인 자명(自明)의 권리로서 정당화될 수 없다 하더라도 시민이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향유는 세종시의 막중한 책임일 것이다. 시민이 실제로 참여하는 경험과 그것을 바탕으로 창조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 그것이다.

세종시의 올해 시행계획은 인권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달 중 최종 수립하고, 세종시는 올해 주요 인권 사업으로 인권 정책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권센터를 상반기 중 설치한다는 계획을 마무리 지을 것이다. 나 또한 인권위원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동시에 최민호 시장이 추구하는 “한류 문화의 중심이자 문화예술이 일상이 되는 도시”를 통해 여성들의 인권신장이 활짝 꽃피우는 데 거들 것이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CTN 네이버 블로그 CTN 방송 CTN 페이스북 CTN 트위터 정민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