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깨달음의 라테latte, 8
정민준 기자 jil3679@daum.net
2023년 07월 04일(화) 20:54
▲유태희(시인,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공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 깨달음의 라테latte 8



그대여 아직
정말로 살아있는가?
그렇다면 그대여 앉았는가
그렇다면 그대여 알아차렸는가.

다시 묻노니
그대는 누구인가
그대의 관심은 그대가 아니던가
고통과 두려움, 쾌락과 욕망이 그대라는 것을
고통이 끝나면 즐겁고 쾌락이 끝나면 고통스럽나니
그것들은 그냥 끝없이 이어지며 돌아가는 뫼비우스의 띠


깨우침의 나무는 물을 머금고
깨우침의 줄기를 향수로 씻겨
깨우침의 뿌리는 번쩍 거리고
깨우침의 이파리는 무성하노라


그러니 그대여
그것을 넘어선 그대 자신을 발견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으라
그것이 붓다의 모습이오, 깨달은 자이며 참 생명일지니
그리고 또한 어떤 사건이나 존재도 홀로 분리되어 일어날 수 없나니
그대여 알아차리라, 판단과 분류가 많을수록 분리와 고립도 늘어날지니
그 생각을 통해 그대 삶의 전체성이 조각난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을 만들어낸 것도 그대 삶의 전체성이어니
만물이 서로 그물망처럼 얽혀있음이오
이는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음으로 저것이 없음이니
시간적 관찰과 공간적 관찰이니 알아치리라


아버지가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다시 아들을 낳는 것처럼
죄의 싹은 사망이오, 원인 없이 생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나니
이것이 인과응보요 모든 현상이 생기고 소멸하는 법칙의 연기법緣起法인즉
원인과 조건이 서로 관계하여 성립된 것일지니 붓다는 이렇게 말했다.


‘마치 두 묶음의 갈대 단이 들판에서 서로 의지해 있을 때
그중 하나를 치우면 나머지 갈대 단도 쓰러지듯이
이것과 저것이 동시에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는 상관성이요 그물망이라’


그것은 한 그릇의 밥은 농부의 땀방울과 적당한 햇빛과 비가 필요하듯이
몇 개의 천둥과 번개도 그것일지라


그러므로 그대여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참된 지혜의 첫 번째 문을 여는 것이라
오, 그대여 보았는가, 빛은 어둠 속에서 빛나며 빛 속에서는 어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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