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충남 균형발전, '지역이 살아야 미래'가 있다 도시와 농촌, 해안과 내륙이 함께 크는 충남형 발전모델 수도권 집중, 농촌 소멸 위기… 충남의 해법은? 교육·산업·문화·교통 4대 축으로 균형 맞추기 주민 체감형 성과와 장기 비전이 성패 가른다 박순신 기자/한성진 기자 9909pss@hanmail.net

2025년 09월 15일(월) 18:16

충청남도

[기획/CTN]한성진 기자·박순신 기자=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위기가 동시에 밀려오는 시대, 충청남도는 '균형발전'이라는 해법을 내세웠다.

천안·아산 같은 성장 거점과 서천·청양 같은 농촌 지역의 격차, 내포신도시와 외곽 군 단위의 불균형은 충남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다.

충남도는 교육·산업·문화·교통 전 영역을 아우르는 다차원 전략으로 '지역이 살아야 충남이 산다'는 원칙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제 균형발전정책은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도민 모두가 삶의 질에서 차별받지 않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열쇠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의 불균형 문제는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일자리·교육·문화 인프라가 서울과 경기로 몰리면서 충청남도 역시 인구 유출, 농촌 고령화, 산업 편중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서천·청양·예산 등 농촌 군 단위 지역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40%를 넘나들며, 인구 감소로 소멸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

반면 천안·아산은 반도체·자동차 산업 호황으로 청년 인구가 몰려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지역 내부의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도가 꺼낸 해법이 바로 '균형발전정책'이다.

단순히 도시를 더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농촌·해안·내륙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다.

■ 충남 균형발전정책의 4대 축
충남의 정책은 크게 교육·산업·문화·교통 4대 분야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요약된다.
▲교육 격차 해소 ▲농촌 학교의 통폐합 문제를 막고, ICT 기반 원격 수업을 확대해 도시 학생과 농촌 학생의 교육 기회를 균등화한다. 또한 '혁신교육지구'를 확대 운영해 지역 맞춤형 교육 모델을 실험 중 ▲산업 거점 분산 천안·아산의 첨단산업 외에도 보령·서천에 해양바이오 산업, 홍성·예산에 농생명 클러스터, 태안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해 권역별 특화산업을 강화하고 있다. 청년 창업 지원과 지역대학-기업 연계도 중점 과제 ▲문화 균형 충남도는 '문화가 도시 특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 아래 생활문화센터, 작은 도서관, 권역별 예술축제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홍성·예산의 전통문화, 보령머드축제 같은 해양관광 자원을 지역 발전 동력으로 키우려는 시도도 눈길을 끈다. ▲교통 인프라 확충 광역철도망과 고속도로 확장은 물론, 농어촌 교통 취약지에는 수요응답형 교통(DRT)을 도입해 주민 이동 불편을 줄이고 있다. 충남도는 '교통권은 기본권'이라는 인식 아래, 교통망 균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 주민이 체감할 수 있어야 ‘진짜 균형’
균형발전정책의 성과는 결국 주민들의 삶 속에서 드러난다.
서천군 주민 김모 씨(65)는 “병원도 멀고, 버스도 하루 몇 번 안 다니니 생활이 불편하다. 균형발전은 내포신도시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시골에도 체감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 균형발전담당관실 관계자는 “농촌형 돌봄, 공공의료 확충, 청년 주거 지원 같은 생활밀착형 사업이 주민 만족도를 높인다”며 “예산을 단순히 나누는 게 아니라 체감도 높은 정책을 선택과 집중으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전문가 제언: 장기 비전과 주민 주도성 필요
전문가들은 충남의 균형발전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장기적인 비전과 주민 참여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충남연구원 관계자는 “산업 거점을 분산시켜야 청년들이 돌아온다”며 “지역별 특화산업과 대학을 연계한 일자리 창출이 균형발전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충남대 사회학과 이모 교수는 “균형발전은 단기 성과로 측정하기 어렵다.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주민이 정책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지속성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충남형 균형발전 모델, 전국 확산 가능성
충남의 균형발전정책은 수도권-비수도권 간 격차뿐 아니라, 도 내부의 불균형 해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이는 다른 시·도에도 벤치마킹 가능한 사례로 평가된다.
균형발전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주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작은 변화의 집합이다. 작은 학교 하나, 마을버스 노선 하나, 동네 도서관 하나가 모여 충남을 살리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살리는 힘이 된다.

'지역이 살아야 충남이 산다', 충남의 균형발전정책은 단순한 행정 구호가 아니다. 산업은 권역별로 분산되고, 문화는 지역 구석구석으로 스며들며, 교통과 교육은 도시와 농촌을 고르게 잇는다.

충남이 그리는 미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의 간극을 메우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