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음악은 창조의 마취제이다.

기고
[유태희의 문화산책] 음악은 창조의 마취제이다.
  • 입력 : 2022. 12.08(목) 08:38
  • 정민준 기자
오피니언
기고
칼럼
사설
인사
종교
동정
신년사
송년사
안창현의 칼럼
발행인 칼럼
CTN논단
만물창고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
리채윤의 신사임당의 자녀교육법
문영숙의 꼭 알아야 할 항일독립운동가 최재형
CTN문학관
김영희 교육에세이
박순신의 사진여행
주대호의 물고기 사육정보
미디어 포차
▲유태희(시인 유태희,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동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기고/CTN] 세계의 역사 속에 독재자들은 대부분 음악을 정치에 이용했다. 대표적으로 나폴레옹은 신화를 바탕으로 쓰이던 기존 오페라를 역사 속 영웅이 등장하는 내용으로 바꾸었다. 역사적 영웅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며 바꿔버렸다. 아시아에서 마오쩌둥은 전통 경극(京劇)을 혁명영웅 이미지를 강조하는 현대적 경극으로 개조했다. 이것을 보고 북한의 김일성도 음악을 우상화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북한 창작 음악의 80%가 권력자의 공덕을 기리는 ‘송가(頌歌)’라고 한다. 독재자가 음악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음악의 본질적 속성 자체에 있다. 음악은 다른 어떤 예술보다 인간의 정신세계와 직접 맞닿아 있으며 독재자들은 대중을 통제하고 세뇌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공학적인 메커니즘 속에서 음악을 이용한다. 물론 히틀러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었다.

세계의 철학자 중에 가장 튀는 사람이 누구였을까 생각해 보면 아마 독일의 니체일 것이다. 그리고 니체(Nietzsche,1844-1900)의 이름을 들으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이 떠오르게 된다. 이 책에는 니체의 핵심 사상이 모두 들어있다, 100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니체의 대표작(1883년 출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 책은 논리와 추론으로 구성된 철학책이라기보다는 주인공 ‘자라투스트라’의 이야기를 담은 문학작품에 가깝다. 하지만 이 책의 묘미는 바로 그 낯설고 독특한 구성에서 비롯된다. 니체는 이 책의 주인공인 자라투스트라의 말을 빌려 ‘신은 죽었다’라고 했다. 이 한마디로 전 세계와 기독교는 발칵 뒤집혔다. “종교는 노예들이 만든 우상이다”라는 말로 신의 죽음을 확인 사살했다. 그래서 그는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런 튀는 의외성은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을까? 더구나 아버지가 목사인 만큼 기독교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니체가 어떻게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 안드레아스 우어스 좀머 교수(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철학과)는 “니체가 관찰한 기독교인들은 현생을 천국으로 가기 위한 다리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니체의 튀는 이런 생각은 세상에 대한 혐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하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신학과 역사 비평을 공부하며 이런 신념에 큰 의문을 품게 됐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작곡할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있는 뇌의 기능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우리는 피타고라스를 위대한 철학자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피타고라스는 사실 위대한 철학자이자 수학자이며 음악가다. 그가 생각해낸 그리고 그가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정리한 피타고라스 음률과 음의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아는 완전 1도 4도 5도 8도 등등 눈으로 보이지 않는 음의 간격을 진동수/현의 길이의 비를 통해 수로 수치화시켜서 표현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현대음악이 발전할 수 있었고 결정적으로 쇤베르크의 12음 기법이 나오면서 화려하게 열매를 맺었다. 피타고라스는 음악을 철학적 사고방식으로 생각을 했는데 그것은 음악을 우주론적인 음악으로 해석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모든 만물은 수로 이루어졌고 우주는 수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2020년 9월 30일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란 이름의 방송은 시청률 29%라는 어마어마한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 형

대중가요에 이렇게 철학자를 대놓고 인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한국의 가수 나훈아는 이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켰다. 나훈아는 튀는 법을 안다. 이런 의외성이 창조의 첫걸음이다. 또 한 이렇듯 독창적인 튀는 법을 발휘하지 못하는 예술가는 평범하다.

음악을 과학적으로 풀어보면 음악은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심신이 편안해지는 음악을 들으면 코르티솔이 저하되고 심리 상태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대표 주자로 악영향을 끼치면 기억을 다루는 해마의 위축으로 단기 기억에 지장이 오고 우울 장애가 생기게 된다. 아울러서 음악을 들으면 도파민, 베타 엔도르핀 등 흔히 말하는 쾌락 호르몬의 분비 증가로 코르티솔이 저하된다. 음악을 들을 때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는 이유는 A10 쾌감 신경이 깨어나기 때문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정말 아름답다고 느끼거나 벅찬 감정이 드는 것도 A10 신경이 자극을 받는다는 증거다.

우리가 음악을 듣고 감동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외성의 영향이 크다. 곡에서 벗어난 화성 진행이나 상상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나거나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을 때 감동한다. 이때 창조의 뇌세포가 깨어나는데 음악이 창조의 마중물이 되는 이유다. 식욕을 돋우는 애피타이저(appetizer)처럼 창조의 뇌를 깨우기 위해 창조의 마중 곡을 찾자. 자신에 맞는 창조로 안내하는 주제곡이 생긴다면 생각이 정리되고 창조의 세계로 들어가는 나 자신을 만나게 된다. 더구나 평소에 음악을 자주 접하면 시상하부를 통해 대뇌변연계와 측두엽에 이르는 길이 발달한다. 즉 인간만이 가진 특유의 사고와 행동에 깊이 관여하는 신경이 깨어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운이 좋았던 일이며 성공했던 일이며, 기분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행동의 창조 양식과 발상이 강화되는 것이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html 링크 걸기 CTN 네이버 블로그 CTN 방송 CTN 페이스북 CTN 트위터
정민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