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 두보를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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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희의 문화산책] 두보를 부르다
  • 입력 : 2023. 05.10(수) 18:57
  • 정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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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희(시인,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공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두보는 중국 당나라 중기의 관리이자 문인이다. 이백과 함께 중국역사상 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받는 위대한 시인이다. 쌍벽으로 불리는 이백과 두보는 동시대 인물이며 이백이 두보보다 11살 연상이었는데 두보가 이백의 재능에 크게 탄복하면서 그와 더불어 하남, 산동 일대를 유람하면서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 이백이 시선(詩仙)이라면 두보는 시성(詩聖)이라고 한다. 이것은 누가 더 우월한가에 따라 붙인 명칭이 아니고 각자의 스타일이 그러하였기 때문이다. 강산과 함께 풍류를 즐기는 이백의 시에서는 도교적인 정취가 짙게 묻어나고, 사회풍자와 교훈적인 주제를 담아낸 두보의 시에서는 유교적인 색깔이 강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이백에게는 도교 신선의 이미지를 붙여준 것이고, 두보에게는 유교 성인의 이미지를 붙여준 것이다. 중국 고전문학계에서는 이백과 두보의 시적 재능에 대해 우열을 가리려고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두보는 말년에 읊은 시가 역대 칠언절구(七言絶句) 형식으로 지어진 시 가운데 최고의 시로 평가받고 있다.



江南逢李龜年 (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다)



岐王宅裏尋常見(*기왕택리심상견)
기왕의 저택에서 (당신을) 늘 보았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최구의 대청에서도 수없이 (당신의 이야기를) 들었소
正時江南好風景(정시강남호풍경)
바로 경치 좋은 이곳 강남에서,
落花時節又逢君(낙화시절우봉군)
꽃 지는 시절에 그대를 또 만났구려.


*기왕 - 당 예종의 넷째아들 현종의 바로 아래 이복동생인 기왕(岐王) 이범(李範)을 말한다.

두보는 열정과 재능 하나는 정말 뛰어났지만 그만큼 굴곡 많은 삶을 살았다. 삼국지를 종결시킨 인물 가운데 하나인 두예의 먼 후손이며, 조부인 두심언도 시인이었지만 넉넉한 집안은 아니었다. 과거도 억울하게 계속 낙방하여 방랑의 삶을 살았다. 게다가 성격도 강직하여 아첨을 싫어했기에 과거에 급제했어도 높은 벼슬을 차지하긴 어려웠다. 이런 성품 때문인지 두보는 백성들의 가난하고 궁핍한 삶을 시로 써 고위층의 사치와 대비하고 부패한 사회상을 비판하는 시를 많이 지었다. 이 때문에 두보는 현실적이고 사회성이 높은 시를 썼다는 평가를 받으며 당시 사회상을 거울과 같이 그려내어 사람들이 그를 ‘시사(詩史)’라고도 불렀다. 물론 두보의 시 중에 낭만주의적인 시도 꽤 많다.

위팔 처사에게 드리다

인생사 쉽게 만날 수 없으니, 마치 서쪽별과 동쪽별 같소.
오늘 밤은 어떠한 밤이길래, 이 등불 빛을 그대와 함께 하는가.
젊은 시절 얼마나 되는 건지, 그대도 나도 귀밑머리 이미 하얗게 새었구려.
지난 벗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으니, 마음이 울렁거려 탄식하지 않을 수 없소.
이십 년 동안이나 이별하고, 다시 그대와 다시 만나게 될 것을 어찌 알았겠소.
옛날엔 그대조차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대의 자녀들이 가정을 꾸렸소.
정중하게 부친의 벗을 맞이하고, 내가 어디서 오신 분이냐 묻고는.
내 대답을 다 마치기도 전에, 그대의 자녀들은 술과 음식을 가득 내온다.
밤 비를 맞으며 푸른 부추 끊어 오고, 새로 밥을 지어 먹어보라 하네.
그대는 이렇게 만나는 것이 어려운 기회라 하며, 한 번에 십여 잔 술을 들이켠다.
십여 잔 술조차 취할 수 없음은, 옛 친구의 깊은 정 때문일 것이리라.
날이 밝으면 높은 산들로 헤어지게 될 것이니, 세상사 그대도 나도 아득하구려.

사람들은 후일 두보와 이백을 합해 “이두(李杜)”라 불렀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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