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방문단에게 드론 활용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중부지방산림청

[시회/CTN]정민준 기자ㅣ산림청 중부지방산림청 보은국유림관리소가 최근 콩고민주공화국 산림관계자들을 맞아 ‘스마트 임업기술’을 소개했다. 행사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산불 감시, 산림사업 지원, ICT 기반 산림관리 기법 등을 홍보하며 한국의 ‘성공적인 산림정책’을 알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우선, 드론과 ICT를 앞세운 시연이 과연 실질적인 현장 적용성과 검증을 거친 것인지 의문이다. 산불 감시와 중량물 운반 같은 기술은 국내에서도 아직 보편화되지 못했고, 장비 운영의 전문성·유지비용·현장 적합성 등에서 한계가 지적돼 왔다. 그런데도 이를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국형 성공모델’로 소개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이번 사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UNDP, AFoCO 등 국제기구가 연계해 추진하는 2주짜리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단기간 행사와 현장 견학만으로 복잡한 열대림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단순한 성과 홍보용 일정 아니냐는 지적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이 직면한 산림 파괴와 불법 벌목 문제는 국제적인 범죄 네트워크, 지역 정치와 이해관계, 생활 연료 수요 등 구조적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이를 드론 시연과 특산물 견학으로 풀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해외 홍보 행사가 국내 산림행정의 현실과 괴리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보은국유림관리소가 ‘스마트 임업기술’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여전히 산림청의 예산 부족, 인력 감축, 산불 대응 체계의 허술함이 매년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산림공무원과 시민단체가 해외 인사들에게 ICT 기술을 홍보하는 동안, 정작 우리 산림 현장은 기후위기와 재난 대응 능력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송광헌 소장은 “뜻깊은 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실제로는 국제협력의 외피를 쓴 채 실효성보다 보여주기에 치중한 전형적 ‘성과 포장’ 행사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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