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ctn] 가야곡왕주 윤현성 사장을 만나 우리나라 전통술의 맥을 이어 가계된 동기와 쌀과 보리로 만든 '이장 막걸리' 출시로 가약곡막걸리의 옛 명성을 회복하고 전국 전통주로 재도약하기위해 열정을 바치는 그의 전통주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경영철학을 조명해본다.

가야곡왕주 윤현성사장

가야곡의 맑은 물을 이용해 만들어 장기간 숙성시킴으로서 은은한 약초 내음이 나는 충남 논산의 전통술이 가야곡왕주이다.

구전에 의하면 왕주는 백제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술로 백제인의 얼과 한이 담긴 전통의 술로 알려져 있다. 백제시대에도 곡주를 빚어 마셨는데, 조선 중엽 금주령이 내려진 이후 곡류의 술 담그는 것이 규제되자 산에서 채취한 약초를 이용해서 술을 담그게 되었는데 그것이 약초를 가미한 왕주이다.

가야곡 왕주는 가야곡의 맑은 물과 약초를 썩어 빚어서 짜릿하면서도 새콤달콤하고 은은한 약초 내음이 풍겨나는 전통술이다. 조선시대 말곡주, 규제가 완화되고 나서 명성왕후의 친정인 민씨집안에서 곡주와 조선 중엽 성행했던 약술을 접목시켜 빚어 왕실에 진상할 정도로 유명했다. 그래서 가야곡왕주는 ‘궁중술’로 통하면서 현재는 제왕들의 신위를 모시는 종묘대제의 제주로 지정되어 있어서 왕주라는 이름의 유래를 짐작하게 한다.

아셈주로 통하는 가야곡왕주는 국가지정 명인 제13호로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이며 무형문화제 56호로 전통의 명가명주로서 지금도 명절에는 조상님의 차례상에 올리는가하면 큰 행사시에도 가야곡왕주를 통으로 사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정도로 지역민들이나 애주가들에게 그 인기가 그야말로 상한가이다.

지난 2009년 12월 가야곡왕주를 인수하여 전통술 제조판매에 나선 윤현성 사장은 가야곡왕주에 이장막걸리를 새로 출시하여 막걸리 애주가들에게 호평을 받고자 도전장을 내고 본격 생산에 들어가 현재 상당량의 판매증가를 보이면서 옛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이장막걸리는 우리쌀로 만든 막걸리와 햇보리로 직접 쪄서 만든 막걸리 두종류가 출시돼 옛 가야곡막걸리의 애주가들로부터 요즈음 젊은이들까지 깊숙이 파고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명품 막걸리이다.

지난 20일에는 대전 중구 유천동에 이장막걸리 시음판매장을 개설하여 막걸리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자 한주전자에 1000원씩 판매에 들어갔는데 저녁이면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이에 앞서 논산 강경역 앞에도 1호점이 성업중인데 이곳은 모두 공장에서 직접 관리할 정도로 품질과 판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지난 주말에는 논산시 상월면 고구마축제장에 가야곡왕주에서 연구중인 고구마 막걸리가 선보여 축제장의 인기를 독차지해 앞으로 이 부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통주에 심혈을 기울이는 윤 사장은 오는 10월 19일부터 열리는 강경발효젓갈축제와 연산의 대추축제, 양촌의 꽃감축제에도 쌀과 보리로 만든 이장막걸리 두종을 막걸리 애주가들의 평가를 받기 위해 시음장을 개설하고 이장막걸리의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금년 4월 공장과 전시장 그리고 직원들의 숙소등을 새로 리모델링하여 회사분위기를 전환하고 직원들의 복지증진에도 힘쓰고 있는 윤 사장의 경영마인드는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일념으로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공장과 판매장을 오가며 자나 깨나 전통주의 연구와 품질향상 그리고 판매량 확보에 빠진다"는 것.

또한 "전통주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대나무술과 가시오가피술을 재현하여 시판할 계획이며 참술주(솔나무향)도 다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사장은 또 "군납에 참여하기 위해 맛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디자인을 새로 개발하여 유통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혀 주류시장의 판도변화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장막걸리는 지난해 가야곡왕주를 인수한 윤현성 사장이 동네의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릴때 나눈 동네 주민의 한마디 말에서 얻은 아이템이란다.

당시 처음 윤 사장을 본 한 동네 주민이"우리 동네에도 이런 젊은 이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던진 농담이 이장막걸리라는 이름이 탄생했다는 것.

윤 사장은 "이장 막걸리라는 명칭을 통해 각 동네 이장님들이 마을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술을 만들겠다는 의미와 함께 농민이나 서민들이 믿고 마실 수 있는 술을 뛰어넘은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담은 것이 이장막걸리"라고 강조했다.

▲이장 막걸리의 특별한 재료는 '보리' 와 '쌀'

가야곡왕주가 의욕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막걸리가 바로 햇보리로 만든 '보리막걸리'이다.

가야곡 왕주가 새롭게 도전해 만들어 선보인 보리막걸리는 농주만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진한 막걸리 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찬사를 받을 만하다는 것이 애주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재료가 문제!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보리쌀로 제품을 생산할 만큼 많은 양의 보리 재배 단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야곡왕주측은 군산의 보리 재배 농가와 계약을 맺으면서 우리 고유의 보리쌀 농업에 대한 명맥을 잇게 하는 한편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 보리를 주원료로 새로운 보리쌀 막걸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실재 보리쌀 막걸리의 맛을 보면 쌀 막걸리를 마실 때 마다 부족함을 느꼈던 묵직하고 걸쭉한 막걸리 고유의 맛에 개운한 뒷맛까지 첨가해 이게 막걸리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다. 더욱이 보리의 특유한 소화 성분이 술에 녹아들어 숙취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뒤끝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맛있는 막걸리의 또 다른 이유는 '150m 천연 암반수'

술맛은 물맛이다! 예로부터 가야곡은 넓은들과 물이 많은 논산에서도 최고의 수질을 인정받은 곳이다. 가야곡의 양 옆으로 대둔산과 계룡산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장 막걸리의 주원료인 물이 바로 이런 가야곡에 150m 암반을 뚫고 끌어올렸기에 술 맛을 더한다. 가야곡의 막걸리를 마시지 않고 술을 논하지 말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가야곡 막걸리의 명성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70년대 쌀로 빚는 막걸리가 주조가 금지 되었을 당시에도 가야곡 막걸리만이 유일하게 쌀을 원료로 막걸리를 빚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을 만큼 맛을 인정받았다.

막걸리 매니아였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논산훈련소를 방문하던 도중 우연한 계기에 가야곡 막걸리를 맛보고 첫 맛에 반했다는 것. 그래서 식량 자급도를 높이기 위해 쌀 막걸리 제조를 금지했던 박정희 대통령도 가야곡의 쌀 막걸리제조만은 허락했을 정도로 그 맛이 좋고 남다르다는 것.

이후에도 박정희 대통령이 충남을 방문할 때 마다 가야곡 막걸리를 준비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부산을 떨어야 했을 정도라니 가히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여기에 아셈회의 세계정상들이 건배주로 마신 왕주까지 겹치면서 가야곡왕주와 가야곡막걸리는 그야말로 임금이나 정상들이 먹는 술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준 셈이다.

왕만이 맛볼 수 있던 궁중의 어주에서 누구나 쉽게 맛 볼 수 있는 서민의 술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지만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없는 가야곡 왕주! 그리고 이장막걸리! 이 술이 요즘 새로 뜨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정지철 기자 lby4426@gmail.com CTN 네이버 블로그 CTN 방송 CTN 페이스북 CTN 트위터 정지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