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충청탑뉴스·ctn충청교육신문 국장

[만물창고/ctn]우리들은 옛날 중국(中國)의 관중(管仲)과 포숙(鮑叔)처럼 친구(親舊)사이가 다정함을 이르는 말로 친구 사이의 매우 다정(多情)하고 허물없이 교제할 때 管鮑之交(관포지교)라는 말을 쓴다.
이 말은 관중과 포숙은 죽마고우(竹馬故友)로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어려서부터 포숙아는 관중의 범상치 않은 재능(才能)을 간파(看破)하고 있었으며, 관중은 포숙아를 이해(理解)하고 불평(不平)한마디 없이 사이좋게 지냈다.
두 사람은 벼슬길에 올라 관중은 공자(公子) 규(糾)를 섬기게 되고 포숙아는 규의 아우 소백(小白)을 섬기게 되었는데 얼마 후 두 공자는 왕위를 둘러싸고 격렬히 대립(對立)하게 되어 관중과 포숙아는 본의 아니게 적이 되었다.
이 싸움에서 소백이 승리해 그는 제나라의 새 군주가 되어 환공(桓公)이라 일컫고, 형 규를 죽이고 그 측근(側近)이었던 관중도 죽이려 했으나 그때 포숙아가 환공에게 진언(盡言)했다.
“관중의 재능은 신보다 몇 갑절 났습니다. 제나라만 다스리는 것으로 만족하신다면 신으로도 충분합니다만 천하를 다스리고자 하신다면 관중을 기용(起用)하셔야 하옵니다”
이에 환공은 포숙아의 진언을 받아들여 관중을 대부(大夫)로 중용하고 정사를 맡겼다.
재상이 된 관중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마음껏 수완(手腕)을 발휘(發揮)해 환공으로 하여금 춘추(春秋)의 패자(覇者)로 군림(君臨)하게 했다.
성공(成功)한 후 관중은 포숙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다음과 같이 회고(回顧)한다.
"내가 젊고 가난했을 때 포숙과 함께 장사를 하면서 언제나 그보다 더 많은 이득(利得)을 취했다. 그러나 포숙은 나에게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난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또 몇 번씩 벼슬에 나갔으나 그때마다 쫓겨났다. 그래도 그는 나를 무능(無能)하다고 흉보지 않았다. 내게 아직 운(運)이 안 왔다고 생각한 것이다. 싸움터에서 도망쳐 온 적도 있으나 그는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다. 나에게 늙은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공자 규가 후계자 싸움에서 패하여 동료 소홀(召忽)은 싸움에서 죽고 나는 묶이는 치욕(恥辱)을 당했지만 그는 나를 염치(廉恥)없다고 비웃지 않았다. 내가 작은 일에 부끄러워하기보다 공명(公明)을 천하(天下)에 알리지 못함을 부끄러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진정(眞情)으로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다"라고.
이것이 진정 우리들이 살아가는 길에 있어 가장 소중(所重)한 만남의 덕목(德目)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행복(幸福)하다. 어릴 적 친구는 아니지만 지금 걷고 있는 길에 늘 옆에서 든든한 동반자(同伴者)의 역할(役割)을 마다하지 않는 참된 어른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