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창고]계포일낙(季布一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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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창고]계포일낙(季布一諾)
- 김춘수-충청탑뉴스·CTN충청교육신문
  • 입력 : 2020. 08.24(월) 16:49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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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창고]계포일낙(季布一諾)은 한번 한 약속이라는 뜻으로, 약속을 반드시 지킴을 이르는 말이다.

출처는 《사기(史記)》 〈계포전(季布傳)〉에, 초(楚)나라 사람 계포(季布)는 젊었을 때부터 의협심(義俠心)이 강해 한번 '좋다'라고 약속한 이상에는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고 한다.

이런 계포가 한(漢)나라 유방과 초(楚)나라 항우(項羽)가 천하(天下)를 걸고 싸울 때 항우의 장수로서 출전해 몇 차례 유방을 괴롭혔는데, 항우가 패망(敗亡)하고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게 되자 계포의 목에 천금의 현상금이 걸려 쫓기는 몸이 되었다.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고발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를 고조(高祖) 유방에 천거하기까지 했다.

덕분에 그는 사면(赦免)과 동시에 낭중(郎中)이라는 벼슬을 얻었고 다음의 혜제(惠帝) 때에는 중랑장(中郎將)에 올랐다.

그는 권모술수(權謀術數)가 난무하는 정치판에서도 의로운 일에 힘썼으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신임(信任)과 존경(尊敬)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흉노(匈奴)의 선우(單于)가 당시 최고 권력자인 여태후(呂太后)에게 깔보는 투의 편지를 조정(朝廷)에 보내온 일이 있었다.

이에 진노한 여태후는 흉노 징벌을 위한 어전회의(御前會議)를 소집했다.

먼저 상장(上將) 번쾌(樊噲)가 나서며, "저에게 10만 병력을 주십시오. 소신이 오랑캐들을 깨끗하게 쓸어 버리겠습니다"라고 큰소리쳤다. 당시는 무슨 일이나 여씨(呂氏) 일문이 아니고는 꿈쩍도 못하던 때이다. 신하들은 여씨 일문의 딸을 맞아서 여태후의 총애(寵愛)를 한몸에 받고있는 번쾌에게 잘 보이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맞장구를 쳤다.

그때였다. "번쾌의 목을 자르십시오" 하며 감히 나서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계포였다. 계포는 "한고조(漢高祖)께서도 40만 군대를 거느리고 정벌에 나섰다가 평성(平城)에서 그들에게 포위당하신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10만으로 흉노를 응징하겠다는 것은 망발(妄發)입니다.

진(秦)나라가 망한 것은 오랑캐와 시비(是非)를 벌이고 있을 때 진승(陳誠) 등이 그 허점(虛點)을 노리고 일어났기 때문이 아닙니까. 그들에게서 입은 상처(傷處)는 오늘까지도 아물지 않았거늘 번쾌는 이것도 모르고 위에 아첨(阿諂)하기 위해 천하(天下)의 동란(動亂)을 불러일으키려고 하고있는 것입니다."

계포의 강한 신념(信念)에 찬 목소리에 좌우 신하들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다. 계포의 목숨도 이제는 끝장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태후는 즉시 폐회(閉會)를 명하였고 그 후 다시는 흉노 징벌을 입에 담지 않았다.

여태후는 계포의 신의를 믿고 이 사건을 덮어 두었던 것이다.

초나라의 조구(曹丘)는 변설가(辯舌家)이며 권세(權勢)와 금전욕(金錢欲)이 강한 사람으로 경제(景帝)의 외숙뻘 되는 두장군(竇長君)의 식객(食客)으로 있었다. 계포는 두장군에게 "조구는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사람이라고 듣고 있으니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겠소"라는 편지를 보냈다.

그때 여행에서 돌아온 조구가 두장군에게 계포에게 보낼 소개장(紹介狀)을 써달라고 부탁하러 왔다. 두장군은 계포가 보낸 편지를 보이며, "계포는 자네를 싫어하니 가지 말게" 하고 말했다.

그러나 조구는 억지로 소개장을 써 달라서 계포를 찾아가, "초나라 사람들은 황금 백 냥을 얻는 것은 계포의 한마디 승낙(承諾)을 받는 것보다 못하다(得黃金百斤 不如得季布一諾)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하며 계포를 칭찬(稱讚)했다 한다.

그 후부터 사람들은 '계포일낙'을 간단하게 줄여 '계낙'이라고도 했으며 또는 '금낙(金諾)'이라고도 하여 '틀림없이 알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자주 쓰고 있는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에 해당한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우리는 정치판, 교육계 등 곳곳에서 뻔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죽했으면 가짜뉴스라는 말이 흔하디흔한 말이 된 사회다.

이럴 때 교육 당국이 우리의 미래를 열어갈 학생들에게 계포일낙(季布一諾)의 뜻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도록 해준다면 좋을 듯싶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