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현 CTN자문위원

[칼럼/CTN]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기며 병실이 없어서 입원을 못 하고 대기하다 숨지는 일이 여러 건 발생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대내외적으로 홍보에 열을 올리는 K-방역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12월 30일 대부분의 국내 보도채널에는 서울 동부구치소의 한 재소자가 쇠창살 밖으로 ‘살려주세요. 질병관리본부 지시 확진자 8명 수용’이라고 쓰인 종이를 내보인 화면이 종일 보도되면서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총리를 비롯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의 입에 연일 오르내리는 K-방역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동부구치소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누적 확진자는 792명으로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데도 법무부와 교정 당국은 재소자들에게 예산 문제를 들어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 국민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또, 재소자에게 마스크를 사비로 살 것을 강요하다 보니 방역이 제대로 되지 않는 천 마스크를 쓰거나 이마저도 뒤집어 써가면서 사용해 코로나 확산 불을 지폈습니다.

최근 야당 일각에서 K-방역 홍보비로 1,200억 원을 썼다는 주장에 대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된 1,200억 원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사업으로 해외 긴급구호, 선진 인도적 지원 역량 강화, 인도적 지원 민관 협력사업 등 3개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라고 YTN이 보도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현 정부가 말끝마다 K-방역을 ‘조자룡 헌 칼 쓰듯’ 내뱉었지만, 이번 서울 동부구치소발 단일시설 최대 n차 감염은 부끄러운 K-방역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언론 매체에서 연일 중계방송 식으로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상황에 열을 올리며 보도하고 있지만, 이날 자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서는 ‘한국의 구치소에서 최다규모 집단, 792명 감염(韓国の拘置所で最多規模のクラスター、７９２人感染)’ 제하의 기사가 올라온 것을 보고 ‘너나 잘하라’라는 것으로 보여 얼굴이 화끈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입니다.

교정 시설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진 법무부가 손을 놓고 검찰 손보기에 열 올리고 있는 사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조용한 확산이 되며 급기야 사망자까지 나왔습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세상이 둘로 갈려 시끄럽던 시기에 구치소 내 재소자들은 코로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며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792명의 확진자가 나온 후, 법무부와 서울시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잘한 일은 제 덕이고, 못 된 것은 남 탓이라는 것이지요.

문제는 전국에 있는 교도소와 구치소 등 수십 개의 교정 시설에서 서울 동부구치소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교정 당국, 방역 당국은 지금이라도 즉시 전국의 교정 시설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서 재소자들과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합니다.

정부는 앞으로 겉치레와 권력 다툼에 주력할 것이 아니라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코로나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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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 기자 luckiz12345@naver.com CTN 네이버 블로그 CTN 방송 CTN 페이스북 CTN 트위터 안창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