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영 시인 '내 마음의 풍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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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영 시인 '내 마음의 풍금'
  • 입력 : 2022. 01.14(금) 17:37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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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영 시인
내 마음의 풍금
- 황희영

나팔꽃만큼이나 시들한 오후
선들바람 달맞이꽃을 흔들며 지나가고
때가 지난 물망초
돌아올 길 없는 시절로 저물어간다

열흘 피는 꽃보다 아름다운
산딸기 익어가고 메뚜기 뛰노는 너른 들 실개천
지독한 추억 문질러대며 흘러간다

초가을 햇살 화창한 우물가
빨래하는 누이 방망이 소리
청명한 바람에 들려오는 듯도 하고
가슴에 잠깐 머물렀던
얼굴빛 하얀 갈래머리 소녀의 뒷모습이
연보라 도라지꽃으로 피어오르기도 한다

전설이 돼버린 초등학교 운동장
아득하게 들릴 듯싶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책갈피에 끼워둔 단풍잎 같은 이야기들이
내 마음 풍금 같은 그리움으로
한 잎 두 잎 들춰지고 있다

어떤 볼트로도 조일 수 없는 헐거움이
굳어진 어깨를 짓누르는 바람에
이제 돌아와 두물머리 강둑에 서서
아직도 잊히지 않는 이름 불러본다

※ 황희영 시인은 "고향(충북 청풍)이 수십 년 전 수몰 됐습니다. 그리고 자식 하나를 가슴에 먼저 묻었죠. 오래된 이야기지만 아직도 생생합니다. 지금도 가끔 고향 근처를 찾아가고, 하늘나라에 있는 딸과 대화를 나눠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시는 제 마음을 달래주기도, 때론 슬프게도 합니다"
황 시인은 지난 2017년 계간 '한국시원' 신인상으로 등단 후 좋은 시에 대한 열정으로 천여 편의 시를 써낼 수 있었고, 그중에서 고르고 골라 '개심사 가는 길', '별빛 기도'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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