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서구청 홈페이지 캡처)

[대전/CTN]정민준 기자ㅣ대전 서구청(구청장 서철모)이 발주한 등산로 정비 사업이 총체적 비리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민 안전을 위한 사업이라는 명분과 달리, 공사비 부풀리기, 지정폐기물 불법 처리, 수의계약 위반 등 3중 의혹이 동시에 터지며, 서철모 서구청장과 대전광역시 산림조합 간 부적절한 유착관계가 정조준되고 있다.

문제의 사업은 도솔산, 오량산, 구봉산 등 서구 관내 주요 등산로 정비를 골자로 한다. 사업 내용은 노후 목재 계단 철거 및 교체, 돌계단 설치 등이며, 착공일로부터 90일간 진행되는 이 공사는 대전시 산림조합이 맡았고, 총사업비는 관급자재를 제외하고도 약 3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사업 전반에 걸쳐 예산의 흐름이 불투명하고, 행정 절차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방부목 폐기물 처리 방식이다. 철거된 목재 계단은 방부처리된 지정폐기물로 분류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공사인 산림조합은 이를 일반폐기물로 분류해 처리했다. 이에 따라 폐기물 단가 역시 비정상적으로 높게 책정됐다. 서구청은 톤당 25만 원의 단가를 적용했으나, 이는 2025년 기준 지정폐기물 처리 단가인 톤당 15만 원보다 무려 67%나 높다.

또한 폐기물 물량 조작 의혹도 제기된다. 설계내역서에는 폐목재류가 10.62톤으로 명시돼 있지만, 사업 개요서에는 5톤 미만으로 축소 기재됐다. 단순 착오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대목으로, 예산 부풀리기와 동시에 불법 처리 의혹까지 더해진다.

수의계약 절차의 위법성도 논란이다. 이번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됐지만, 현행 규정상 수의계약은 5천만 원 이하 소규모 공사에만 허용된다. 서구청은 산림자원조성·관리법 위탁 조항을 들었으나, 해당 근거는 산림조합 내부 예규와 충돌하며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크다.

설계는 민간업체인 ㈜신우숲이 맡았고, 예산의 최종 흐름 역시 확인이 어려워 ‘깜깜이 행정’이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이에 대해 서구청은 취재진의 수차례 질의에도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 실수로 보기 어려운 중대한 예산 비리”라며,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통한 전면적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일탈이 아닌, 예산 부풀리기·불법폐기·수의계약 남용이라는 ‘행정 3중 적폐’의 전형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의 안전이라는 외피 속에 은폐된 유착 구조는 반드시 드러나야 하며,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도 불가피하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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