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우체국장 김석중

요즘도 등기가 반송되었다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아 우체국에 헛걸음 하시는 어르신들이 종종 목격된다.

속았다며 힘없이 돌아서시는 뒷모습을 볼 때마다 내 부모님 같은 생각이 들어 안타깝기도 하고 농사일로 평생을 고생하며 순박하게 살아온 시골 노인네들까지 사기대상으로 삼고 있는 세상의 얄팍함에 서글픔마저 느껴지곤 한다.

그럼 왜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우체국을 사기에 이용하고 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우체국의 경우 서민들에게 있어서 가장 문턱이 낮은 친숙한 국가기관이며, 우편과 금융 업무에 있어서 신뢰도가 높고 여기에 국민생활과 워낙 밀접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우체국을 사칭하면 사기를 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전화사기에 우체국이 단골처럼 이용되다 보니 백년이 넘는 인고의 세월을 국민들과 동거동락하며 쌓은 우체국의 신뢰와 이미지에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에 우정사업본부에서는 2009년부터 보이스피싱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피해예방 종합대책'을 전 우정관서에 시달하는 한편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전국 4만3천여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화사기 대응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이스피싱 근절에 적극 노력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총 11억 8천만원의 전화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우리 태안우체국에서도 작년부터 보이스피싱 예방안내문을 자체 제작하여 가가호호 배포하고 있으며 집배원들에게 노인정과 마을회관을 돌며 보이스피싱의 수법을 꼼꼼히 설명하도록 교육하는 등 예방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지능화되고 하루가 다르게 신종수법들이 출현하는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에 덧붙여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국민들의 보이스피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 의식이다.

인터넷 등에 전화번호 등 자신과 가족의 개인정보를 게시하지 말고 전화로 우체국, 검찰청, 세무서 등을 사칭하며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 절대 알려주지 말아야 하며 현금지급기를 이용하여 세금 또는 보험료 환급, 등록금 납부 등을 하여 준다는 안내에 일체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

발신자 전화번호를 확인하여 표시가 없거나 처음 보는 국제전화 번호는 받지 않는 것이 좋고 본인의 은행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바로 인지할 수 있도록 입출금 문자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은 기본이다

만약 속아서 돈을 송금하였거나 개인정보를 알려준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즉시 경찰서등 관계 기관에 신고하고, 거래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한편 금융감독원을 통하여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하여야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혹시 독자 중에 보이스 피싱을 특정한 사람들이나 피해를 보는 본인과는 관계없는 범죄라고 가벼이 치부해 버리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체국장 실에도 우체국이라며 사기전화가 걸려올 정도로 수백 만 건의 사기전화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걸려오고 있으며 2006년부터 누계피해액이 신고된 것만 3천억원에 다다를 정도로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이스피싱은 이미 범죄의 한 주류로 자리 잡은지 오래이며 지금도 당신의 소중한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즉 나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전화사기에 대한 주의와 개인정보의 철저한 보안의식만이 보이스피싱 피해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패막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트위터(@korea_post)를 통하여 보이스피싱 범죄 신종 사례와 예방법을 실시간으로 전파하고 있으니 이용해 보실 것을 적극 권장해드리며 인사에 갈음하고자 한다.



태안우체국장 김석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