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과 노령으로 가족들에 눈물겨운 유서 남기고 자살기도… '위치추적 3분만에 발견' '75세 아버님이 편지를 써놓고 나갔어요. 유서같은 내용이에요. 아버님을 찾아주세요'

지난 7일 오전, 경찰 112전화로 울먹이는 목소리의 여성이 아버님을 구조해달라는 구조 요청이 들어왔다.

지령을 받고 천안동남경찰서 남산파출소 박진선 경위와 류재철 순경이 천안시 동남구 청당동 한 아파트에 도착해 확인한 세장의 종이에는 세 자녀의 아버지이자 남편이 남긴 구체적이고 절절한, 죽음을 앞둔 사람의 유서 그 자체였다.

박진선 경위는 울고 있는 가족들을 안심시키며 수색에 필요한 정보를 얻고, 류재철 순경이 위치추적을 요청한 시각은 09:48경. 상황실에서는 즉시 A씨의 기지국 값을 전파하였다.

기지국 값은 A씨의 아파트 인근. 평소 좁은 골목과 외곽지역까지 꼼꼼한 순찰로 쌓아온 박진선 경위의 지리감은 여기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유서에 언급된 '지하주차장'이라는 단어 하나에 착안하여 인근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주차장으로 곧장 향했던 것이다.

오전 9시 50분경, 모 상가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A씨의 차량을 발견한 시각이다. 무려 3분 만에 차량 안에서 제초제와 수면제를 먹고 신음하고 있던 A씨를 발견한 것이다.

A씨는 발견 당시 구토와 착란 증상을 보이고 있어, 류재철 순경은 현장에 도착한 A씨의 아들과 함께 현장에 출동하고 있던 119를 기다리지 않고 구급차 인근까지 A씨를 들쳐 업고 뛰어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도록 했다.

A씨는 현재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이후 현장에서 경찰의 정확한 판단과 지리감을 활용한 '3분'의 수색이 한 가정의 소중한 아버지이자 남편의 생명을 구한 것이다.

현장을 지휘했던 팀장 정진백 경위는 "보통 기지국 값을 활용한 수색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서 수색해도 찾기가 힘든데 평소 사명감을 가지고 순찰에 임했던 박진선 경위의 지리감과 판단이 A씨를 신속하게 발견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