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희의 문화산책]수학의 나라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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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희의 문화산책]수학의 나라 조선
  • 입력 : 2023. 03.31(금) 17:20
  • 정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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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희(시인, 소설가 · 극작가 · 사진작가 · 예술인협동조합 ‘이도의 날개’ 창작공동체 대표 · 세종행복도시필하모니오케스트라 대표)
고대에서 현대까지 수학이 없었다면 지금에 우리는 상상할 수가 없다. 우리는 수학을 수량 및 공간의 성질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 대수학, 기하학, 해석학 및 이를 응용하는 학문이라 한다. 수학(數學, Mathematics)은 수량이나 공간의 구조와 성질, 변화, 논리 등의 원리를 숫자와 기호를 통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수리논리학 · 대수학 · 해석학 · 기하학 · 정수론 · 이산수학 및 이를 응용하는 학문을 통틀어 이른다. 수학은 철학 ·천문학 ·약학 등과 같이 인류의 역사상 가장 옛날부터 발달해 내려온 학문으로서 현시점에서도 활발히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그 발전상은 눈부시다. 수학은 인간의 사유(思惟)에 의하여 구성된 추상적인 과학으로, 추론(推論)의 전제(前提)로 삼는 공리(公理)라 일컫는 일군의 명제(命題)를 가정하여 올바른 결론을 끌어낸다. 그러므로 채택하는 공리를 달리하면 결론도 달라진다. 오늘날의 과학이나 기술의 진보는 수학의 도움 없이는 결코 이룩될 수 없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자신이 세운 아카데미 정문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 안에 들어오지 말라’고 써 붙였다. ‘철인정치’를 표방한 플라톤은 대표작 “국가”에서 “지도자가 될 철학자라면 30세까지 기초수학과 고급 수학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플라톤은 도덕을 포함한 모든 교육의 근본이 수학이라 할 만큼 수학을 중시했다. 플라톤 외에도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도 대부분 수학자였다. 탈레스·피타고라스·아리스토텔레스 등은 기하학·천문학·산술학의 대가였다. 당시 철학자들은 수학의 엄밀한 논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고 사상을 설계했다. 이후 15세기 르네상스와 대항해 시대,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며 수학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때의 수학은 사상 정립이나 지도자 양성이 아닌 상업·무역 발전, 신대륙 발견을 위한 항로 개척, 식민지 개척과 시장 확보 등에 사용되면서 산업과 경제 발전을 뒷받침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자 수학의 중요성은 경제·산업 물론 안보로까지 확장됐다.

수학에 기반한 블록체인·양자 기술 등은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이나 군사적으로 활용되며 각국의 필수 전략기술이 됐다. 미국을 필두로 유럽·일본·러시아·중국 등이 뛰어난 수학자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기초가 되는 수학은 말할 나위도 없고, 확률론 ·수리 통계의 진보나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오퍼레이션 리서치(operations research)의 발전, 계산기기의 발명과 더불어 그 응용범위는 더욱 확대되었고, 자연과학은 물론이고, 인문과학 ·사회과학 ·생산기술이나 경영의 문제까지도 그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교육부는 최근 2022 교육과정 개정안을 발표했고, 고교 수학 교과서엔 2018년 개정안 때 빠졌던 행렬·공간벡터·모비율의 추정 등이 다시 추가했다. 인공지능의 두뇌인 알고리즘 작성, 빅데이터 처리에 가장 중요한 분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업 시수 즉 한 학기 각 교과목을 듣는 기간은 그대로다. 현장에선 벌써 ‘겉핥기 수업’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제 수학 포기자는 문맹 취급을 받게 될 거란 얘기도 있다. 수학 수업에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하며 돌이켜 본다. 조선이 수학의 나라였다는 사실과 조선 시대에 유방택과 최석정(崔錫鼎, 1646~1715)이라는 위대한 수학자가 있었다.

유방택(柳方澤)은 1320년(고려 충숙왕 7~ 1402년 조선 태종 2)에 태어났다. 그는 우리나라 국보 제228호는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만든 사람이다. 여기에는 1,464개의 별이 가로 1m, 세로 2m가량의 돌에 새겨져 있는데, 조선왕조를 세운 1395년에 만들어졌다는 새김 글이 그 의미를 짐작하게 한다. 이성계가 자신이 하늘의 명, 즉 천명(天命)을 받아 나라를 세웠다는 것을 공표하기 위해 이 천문도를 만든 것이다. 이성계가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하고 이런저런 수단을 동원하고 별자리의 암시를 통해 어쩔 수 없이 왕이 되었다고 한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중국에 이보다 좀 더 오래된 석각(石刻)한 천문도가 하나 있어서 우리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로 기록되고 있다. 원래 유방택은 고려 말에 천문관서인 서운관(書雲觀)의 판사(判事)를 지낸 천문학자였다. 국보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위해 천문 계산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수학과 과학사에 중요한 인물임이 틀림없다. 또 한 그는 고려 말 시작된 중국 역법 배우기에 주도적 위치에 있던 인물임이 분명하다. 그렇게 시작된 천문연구가 있었기에 세종 24년(1442)의 위대한 성과 ‘칠정산(七政算)’으로 발전하기에 이른 것이다. 칠정(七政)이란 칠요(七曜)와 같은 뜻으로, 해와 달과 다섯 행성을 뜻한다. 더구나 중국의 베이징이 아닌 서울을 기준으로 그것을 계산할 수 있게 되면서, 세종대왕 때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맞는 천문계산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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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정(崔錫鼎, 1646~1715)은 명문가 집안에서 1646년 태어났다. 총명했던 그는 17세에 초시 장원을 하고 1671년에 급제하면서 관직 생활을 시작했다.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모두 지냈으며 영의정만 8번을 지냈으니 말 그대로 엘리트 정치인으로 살았다. 하지만 이보다도 최석정의 위대함은 전문적인 정치가이자 관료의 삶을 살면서 수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이는 수학이나 과학기술보다는 유학이나 주자학을 중시하던 당시 사회 풍조에서 더욱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서학(西學)의 영향을 많이 받고 공부했으나, 기본적으로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수학을 정리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는 주역철학과 성리학, 양명학에 두루두루 이해가 깊으면서도 수학에 관심 많은 최석정의 다양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석정은 중국 명나라 말기에 이 지조가 편집한 ‘천학초함(天學初函)’과 같은 외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시헌력과 관련된 천문학을 공부했으며, 1687년에는 ‘선기옥형(璇璣玉衡)’이라는 시계의 수리를 건의하기도 했다. 또한 기상관측 관서인 서운관의 최고책임자인 서운관 영사 역할을 수행하며 조선의 천문학 연구를 전반적으로 관장하기도 했다.

수학은 완전무결한 것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논리에 대한 의지, 관조적인 추리, 객관적인 사고의 탐구, 인간 지성의 표현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수학이 모든 자연과학, 사회과학들을 설명하고 표현하는 과학의 언어가 되었으며, 수학 없이는 어떠한 과학 현상도 설명이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음악(특히 작곡 분야). 미술과 같은 예술의 분야에서도 수학의 도움 없이는 표현이 어려운 실정이 되었다. 따라서 현대 수학은 순수과학, 응용과학 및 인문 사회과학의 기초학문이며 현대과학의 언어와 방법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얼마 전 미국의 프린스턴대 교수인 박진영 교수가 수학의 한 분야인 이산수학에서 난제로 꼽히던 추측을 증명해 보이더니 허준이 교수가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국민에게 기쁨을 주었다. ‘과학 강국’으로 가는 우리는 필수 불가결한 학문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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