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청

[대전/CTN]정민준 기자ㅣ대전과 세종 두 교육청이 발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는 표면적으로는 “전국 평균보다 낮다”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흐름이 확인된다.

대전은 피해응답률 2.0%로 전국 평균 2.5%보다 0.5%포인트 낮아 12년 연속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5%에서 0.5%포인트 증가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초등학교(3.8%), 중학교(1.7%), 고등학교(0.7%) 모두 전년 대비 피해율이 증가해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전반적인 확산 조짐을 드러냈다.

피해유형에서도 집단따돌림, 사이버폭력, 성폭력 등 심각도가 높은 항목이 증가한 점은 단순한 수치 비교 이상의 문제를 시사한다. 세종의 경우도 피해응답률이 2.4%로 전국 평균(2.5%)보다 소폭 낮았지만, 초등학교 피해율이 4.5%로 두드러지게 높았고, 언어폭력(38%), 집단따돌림(17%), 신체폭력(13%)이 상위를 차지하는 등 유형 구조가 대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해응답률은 대전이 0.9%, 세종이 1.1%로 전국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고, 목격응답률도 각각 4.8%, 5.5%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으나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는 점에서 ‘은폐·방관의 벽’이 여전히 두텁다는 방증이다.

두 교육청 모두 피해율이 전국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이는 장기 추세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가리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피해·가해·목격이 집중되는 현상은 ‘장난과 다툼’으로 포장되는 일상의 문제들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데, 이 지점을 단순 인식 차이로 치부하는 태도는 더 큰 갈등의 씨앗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언어폭력과 집단따돌림, 사이버폭력이 동시에 증가하는 흐름은 현실 세계와 온라인 공간이 맞물려 폭력 양상이 복합화·지능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청이 내세우는 ‘예방 주간 운영, 친구사랑 3운동, 갈등조정 프로그램 지원’ 등은 이미 수년째 반복되는 대책으로, 효과성 검증이나 실효성 강화 없이 나열식 대책에 머물고 있다.

교육청은 단순한 평균 비교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피해 유형의 변화를 반영한 맞춤형 대응, 특히 온라인 공간을 겨냥한 실질적 예방교육과 초기 단계 개입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학교폭력이 ‘통계상 낮다’는 구호로 관리될 것이 아니라, 해마다 오르는 수치가 던지는 경고를 직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전과 세종 교육청 모두 자기점검과 대책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 할 시기다.

정민준 기자 jil3679@hanmail.net 정민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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