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산석유화학단지, 원산지위조'저급 플랜지 자재'유통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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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산석유화학단지, 원산지위조'저급 플랜지 자재'유통 막아야
- 저급 플랜지 자재, 대형사고 위험
- 지난해 7월, 원산지위조 업자 등 입건
  • 입력 : 2020. 05.11(월) 11:50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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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 서산시청 홈페이지>
[사회/CTN]가금현 기자 = 최근 3년간 대산석유학단지에 입주한 대기업의 폭발사고로 지역주민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는 가운데 폭발사고의 원인이 중국산 저급자재를 사용 발생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대산석유화학단지내 사고는 2014년 A 화학 촉매누출, 2015년 B 회사 안전밸브 사고, 2018년 C 회사 폭발사고에 이은 2019년 유증기 유출 사고, 2019년 D회사 황하수소 누출사고와 올해 발생한 폭발사고 등이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유시설과 석유화학시설의 배관 라인은 다양한 금속 소재의 파이프와 이를 연결하는 플랜지 및 피팅류 등이 촘촘하게 구성돼있으며 각각의 제품은 기자재 공급업체와 시공사 및 발주처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과한 후에 실제 시공에 쓰이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국내 대다수의 발주처 및 시공사는 프로젝트 소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저가 입찰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기자재 공급업체들에게 과도한 수준의 원가절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공급업체로 하여금 저가 입찰을 위해 시험성적서를 위조하거나 원산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중국 등에서 생산된 값싼 제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국내 정유시설 건설 현장에 납품하게 만드는 병폐를 불러왔다.
<사진자료: 서산시청 홈페이지>

특히 플랜지는 배관과 배관을 연결하는 관이음 부품으로, 정유시설과 석유화학시설 등 배관이 많이 사용되는 시설에 주로 사용되고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주민 K는 "석유화학 밀집 지역인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한 대기업의 발주처 구매부서의 고의 또는 암묵적 승인하에 비승인, 원산지위조 제품이 일부라도 사용되었고, 사용될 예정이라면 이는 대기업이 원가절감이라는 명분 아래 지역주민을 사지로 몰아넣는 살인행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 누구보다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정유·화학공장이 단지 돈벌이를 위하여 공장근로자와 지역주민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위험에 상시 노출 시켰다는 비난은 파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같이 불법행위로 인해 적발되더라도 부과되는 벌금보다 불법수익이 많아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이를 제대로 적발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납품 건만 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납품한 것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한 D사 등 대규모 증설 등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에 있어, 중국산 저급자재 등을 사용하는 유사 행위가 이뤄지는지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승인 자재 및 원산지위조 자재는 경찰 및 검찰과 관계부서(관세청)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확인한다면 쉽게 확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최근 검찰에 적발된 사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울산지검은 위장계열사를 통해 중국·인도에서 수입한 저가 플랜지 제품을 자제 제작한 것처럼 원산지를 조작해 국산 가격에 준해 국내외에 팔아온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등)로 국내 대표 플랜지 업체인 H업체, 대표 A회장 등 전현직 임원 7명과 법인을 기소한 바 있다.

이 플랜지 업체는 저가의 외국산 부품을 직접 제작한 제품인 것처럼 속여 10년간 1.225억원 상당을 판매하다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중국산 저가 플랜지를 울산공장 등에 들여와 ‘Made in China’로 표시된 원산지 표시를 그라인더 작업으로 삭제한 후, 회사 로고와 KOREA를 새로 마킹하는 방법으로 원산지를 속여왔다.

플랜지 가격은 중국산이 국내산보다 60% 저렴(지난해 수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2월 건설 자재 등 배관을 연결할 때 사용되는 수입 플랜지 제품에도 원산지 표시제를 의무화해 사고 예방과 국내 제조업체에 도움을 주고 있으나 원산지위조 등의 비도덕 업체와 발주처 구매팀의 비뚤어진 양심으로 국내업체의 어려움은 물론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사법당국과 관세청의 철저한 감시가 요구되고 있다.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