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해야 하는 이유

김영희 교육에세이
홀로서기해야 하는 이유
- 김영희 CTN/교육타임즈 객원기자
  • 입력 : 2022. 12.29(목) 17:01
  • 김영희 객원기자
오피니언
기고
칼럼
사설
인사
종교
동정
신년사
송년사
안창현의 칼럼
발행인 칼럼
CTN논단
만물창고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
리채윤의 신사임당의 자녀교육법
문영숙의 꼭 알아야 할 항일독립운동가 최재형
CTN문학관
김영희 교육에세이
박순신의 사진여행
주대호의 물고기 사육정보
미디어 포차
김영희 CTN/교육타임즈 객원기자
[김영희 교육에세이/CTN]홀로세우기엔 두 가지가 먼저 선결되어야 한다.

정신적 자립과 경제적 자립이다.
이는 성인이 되었다고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어려서부터 차근차근 쌓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아이를 키우는 건 부모의 의무이자 권리다. 아이를 키우며 속상하고 힘들 때도 많고 행복과 기쁨을 겪을 때도 더러 있다.
자식 키우며 희로애락을 다 겪는다. 애 키우며 점차 도인이 되어가는 지도 모른다.

만약 그런 과정이 없다면 지금도 애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자식 기르며 배우는 게 더 많다. 부모가 더 성장한다. 상생의 원리다. 좋은 관계는 어디에도 통한다. 그것을 알지만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모 자식 간은 그 간극이 희미하다. 때문에 마치 자기 소유물인양 여기기 십상이다.

아직도 정신적 탯줄을 자르지 않아서다. 그게 어디까지 이어질까? 그 탯줄은 질겨서 땅에 묻혀야 끝난다. 아니, 양육 대물림은 3대까지 간다니 자자손손 이어질지도 모른다.

잘못된 양육의 고리를 내가 지금 끊을지 말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 속성이 단순치 않다. 사람에겐 자신이 본 바를 그대로 흉내내는 무의식 세계가 있다. 우리는 보면서 배운다.

TV다큐에서 보았는데 원숭이도 그랬다. 아프리카 어미 원숭이가 돌로 굴을 깨 먹는 모습은 신기하기만 하다. 그 광경을 본 새끼원숭이도 그대로 답습한다.
탐구대원은 다른 지역의 원숭이 행동도 관찰하기 위해 돌에 굴이 덕지덕지 붙은 굴덩어리를 원숭이가 지나치는 길목에 살짝 갖다 놓았 다.
그곳의 원숭이들은 굴 곁을 그저 스쳐지나칠 뿐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굴맛도 모르고 그것의 해결 방법이 학습되지 않아서다.

우리는 흔히 자기도 모르게 부모의 안 좋은 모습까지도 닮는다.
"저자식 하는 짓이 꼭 지이비라니까" 라며 싸잡아 비하한다.
욱하며 화내고 욕지거리하는 등 격렬한 몸짓까지 꼭 닮은꼴이다. 양육의 나쁜 연결고리를 과감히 끊지 않으면 내 자식도 그대로 답습한다는 말이다.
은연중에 배우는 게 90%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최상의 것을 입히고 먹이면서 정신적인 습관은 최하의 것을 물려준다면 어떨까.
요즘 신캥거루족이 마구 탄생한다. 결혼해 40살 먹은 자식도 70살 부모한테 의지하고 벗어나지 못함을 일컫는다.
왜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홀로세우기하지 못해서다.

자녀가 출가하면 결혼과 동시에 남남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어린애처럼 간주하고 염려한다. 결혼한 자식을 간섭하고 조종하며 제제로 맞선다면 과연 그들이 독립적 가정을 이룰지 의심이다.

진정 자식을 사랑한다면 자율성과 인격까지 존중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잘 하려는 의지와 계획이 있다. 어려서부터 자립심과 역경을 이겨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하나의 개체로 홀로서기의 연습이다. 새끼 새가 어미 새로부터 약 15,000여 마리 애벌레를 얻어먹고 자란다 한다.
그 후로는 둥지를 떠나 홀로 비상하는 거다. 그러고도 둥지를 떠나지 못하는 새는 낙오새다.

자식을 잘 기른다는 건 무엇일까?' 홀로서기'를 잘 하게 만드는 역할이다. 과정 과정마다 부모가 필요 없는 상황을 연습시켜야 한다.
그런데 시시때때로 부모가 간섭하고 잔소리한다.
염려와 사랑이라는 멋진 탈을 쓰고서 말이다. 그
탈을 벗어 던질 때 부모도 아이도 진정한 자유인이 된다.
진정한 자유는 나도 상대도 편한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지인의 아들이 25살 때 어머니가 암으로 갑자기 사망했다. 그는 충격에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힘들어했다.
잠시 그러려니 했는데 우울증까지 생겨 생활에 지장받을 정도였다.
자신이 꿈꾸던 일을 하기 위한 공부도 소홀히 하고 매사 의욕이 다운되었을 즈음 나와 상담했다.
어린아이 뿐만 아니라 성인도 유사한 경우가 많다. 나이 들어 양 부모를 다 잃고나면 고아가 된 듯 허전하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그동안 알게모르게 부모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것이다.
물론 그 의지하는 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자연 현상이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까지 그 끈을 놓지 못한 채 강하게 메달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위의 청년이 그것을 잘 말해 준다.
부모와는 언젠가는 하직하게 된다. 자식을 홀로서게 한다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와도 홀로 비상할 힘을 기르는 것이다.

지금 당장 자유인을 선포하라! 자녀가 어리면 어린대로 컸으면 큰대로 탄력적 육아와 사랑을 실천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길이 상생의 길이요, 참 자유의 시작점이다. 오늘도 아이가 나를 키우니 감사한 일 아닌가.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