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성공의 또 다른 이름

김영희 교육에세이
실수는 성공의 또 다른 이름
-김영희 CTN 객원기자
  • 입력 : 2024. 09.20(금) 10:23
  • 김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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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CTN/교육타임즈 객원기자
[김영희 교육에세이/CTN]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다. 사자성어로는 촉석봉정(矗石逢釘)이다. 성격이 별나거나 튀는 행동으로 친구나 주변 사람들에게 눈에 가시가 됨을 말한다. 돌로 건축물을 만드는 장인을 석수장이라 부른다. 그들이 쓰던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바로 정(釘)이다. 정을 돌에 대고 망치로 두들겨 여러 다른 모양을 만든다. 우리는 친구와 비슷한 생각, 비슷한 얼굴 모습, 같은 영화를 보아야만 안심한다. 다른 생각이나 다른 행동을 하면 나댄다, 별종이다라는 말로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사장시키고 만다. 그래서 닮은 꼴이 많아지고 엇비슷함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모난 돌들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저렇게 나대다 사고칠 게 뻔해”라며 우리는 아이의 행동에 우려 먼저 한다. 그에 비해 “여러분은 앞으로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를 만나면 절대 그 아이에게 나댄다고 하지 말고 잘한다, 지도력이 있다고 말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2013년 페이스북 2 인자로 알려진 세릴 새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가 연세대 초청 강연회에서 직원에게 배웠다는 한국어 표현 '나댄다'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그는 나댐의 의미를 달리 본 지혜로운 사람이다.
발명왕 에디슨은 매사 호기심이 많아 심지어 계란을 직접 품어 부화를 시도했을 정도였다. 또한 몰상식한 행동과 이상한 질문을 많이 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3개월 만에 퇴학당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나대기 잘하는 꼴통이었던 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디슨은 인류 발전에 기여한 위대한 사람이 되었다. 지금은 모난 돌을 더 많이 양산해야 할 때다. 창의 아이디어가 그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그룹 맥킨지는 최고의 명문대학교를 졸업한 인재를 채용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맥킨지 조차 최근 들어 다양한 경력의 인재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대학 성적은 형편없지만 자기 사업을 해봤거나 1년 동안 휴학하고 혼자서 서비스 서커스 공연을 하며 유럽을 일주한 똑똑한 경력의 인재들이 맥킨지에 당당히 입사하고 있다. 이런 인재 채용의 변화는 이미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한때 삼성의 이병철 초대 회장은 관상 면접을 보는 것으로 유명했다. 대를 이은 이건희 회장 대에 와서는 창의 인재를 뽑기 위해 관상 면접을 철회했다. 이병철 회장 시절에는 소위 ‘관리의 삼성’으로 소문나 있었다. 철저한 관리를 위해서는 반듯한 인성이 최고의 선이었기 때문에 관상이 중요했다. 반면 이건희 회장은 삼성이 초일류 기업이 되려면 세계적인 천재급 인재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해 품성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를 뽑는데 관상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았다.
어느 시대든 기업의 핵심 역량은 사람이다. 부모는 시대가 요청하는 적합한 인재를 기르기 위해 멀리 내다봐야 한다. 부산하게 이런저런 체험을 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훨씬 경험의 폭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가 나댄다고 걱정하기보다 쌍수를 들어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
큰아들 승우가 다섯 살 때 일이었다. 늦장을 부리다 유치원 버스를 그만 놓치고 말았다. “너, 유치원 갈 거야, 안 갈 거야.”를 먼저 물었다. 물론 그속엔 엄마의 계산된 조건이 숨겨 있었다. “유치원 버스를 놓친 건 네 책임이니 택시를 너 혼자 타고 가야 해! 엄마는 일이 있어 너랑 같이 갈 수 없어.” 나는 일부러 혼자 갈 건지 여부를 타협했다. 아이는 망설이더니 혼자 가는 쪽을 택했다. 아뿔사, 설마했는데 아이의 용감한 선택에 오히려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아이가 어렵사리 결정한 것을 묵살할 수 없어 의견을 존중키로 했다.
만약 그 경우에 유괴 등 위험을 감안해 엄마가 함께 택시로 유치원에 편히 데려다준다면 다음 행동은 어떨까. 기대하는 행동이 수정되지 않고 계속 반복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나는 위험을 불사하고 택시에 아이를 혼자 태워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래도 불안해 곧바로 뒤따르던 택시를 잡아타고 따라갔지만 말이다. 아이는 그때 자기 혼자서 유치원에 간 걸로 생각하고 무용담처럼 여기곤 했다. 나는 그런 아이의 행동에 칭찬을 마구마구 쏟아냈다. 그 후 유치원 버스를 놓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다. 나도 다섯 살 아이의 작은 행동을 통해 탐색하고 성찰할 기회를 얻은 모험의 시간이었다. 초짜인 부모도 육아 나이만큼씩 자람을 실감했다.
그렇듯 직접 체험하고 인지한 것이 쌓여 경험 세계가 확장된다. 아이의 선별능력도 체험에서 생기고 남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나대며 지내기를 적극 권한다. ‘나댐’은 다른 아이와 똑같은 방향이 아닌 남과 다른 행동 방식을 말한다.
카이스트 고 이민화 교수는 생전에 디지털 혁명시대에는 멋진 제복을 차려입은 사관생도보다 해적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협력하는 괴짜’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나대는 아이들이 서로 융합하고 공감하며 집단 지성의 집합체가 될 때 기계를 대적할 힘이 솟아남은 말할 나위 없다. 소위 꼴통들의 대반란이야말로 세계를 움직이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스스로 해본 일에 대한 실수와 성공은 곧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성장하고 싶다면 실수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저술가 워런 베니스 교수는 ‘실수는 실천의 또 다른 방법일 뿐’으로 보았다. 성장하려면 하루가 멀다하고 실수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실수할 때마다 아이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음을 알려주며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 실패에 노심초사 불안해하지 말고 이제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나대게 하자. 그들은 지혜의 보물을 차곡차곡 쌓아 필요할 때 소중하게 꺼내 쓰리라.
김영희 객원기자 kyhi68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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