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과 글의 힘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
말의 힘과 글의 힘
- 가재산 2충1효문화연구원장
  • 입력 : 2021. 12.06(월) 09:34
  • 가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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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산 2충1효문화연구원장
[가재산의 삶의 이야기/CTN] 말과 글 중에 어느 쪽 힘이 더 쎌까?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분명 힘센 글보다 말이 더 많은 세상인 것 같다 그래서 혹자는 '말세'라고 농담삼아 이야기하기도 한다.

파리의 마라보 다리에서 "저는 날 때부터 장님입니다"라는 팻말을 목에 걸고 구걸하는 걸인이 있었다. 그 걸인을 본 시인 '로제 카이유'는 팻말에 써 있는 글을 다른 글로 바꾸어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걸인을 만났다. 글을 못보는 걸인은 반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글을 바꾸어 주신 후 하루 10프랑이던 수입이 50프랑이나 올랐습니다. 그 연유가 무엇입니까?" 카이유가 대답했다.
"예, 곧 봄이 온다고 해도 '저는 그 봄을 볼 수가 없습니다'라고 바꾸었을 뿐입니다."

이처럼 한 줄의 글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

법정스님은 평생 동안 무소유를 세상에 남기고 입적하셨지만, 종교와 사상을 초월하여 온 국민들이 스님의 정신과 사상을 계속 이어받고 싶어한다.

평생 말씀으로 남기신 어록이나 대화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무소유'를 비롯하여 30여 권이 넘는 책의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마지막 마무리'라는 글을 통해 무소유를 남기고 가신 뒤에도 마음의 한구석을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그분이 살아생전 출간한 책을 절판하라고 유언을 남겼더라도 일단 글과 책으로 남겨진 스님의 사상과 가르침은 아무리 세월이 흐르더라도 영원히 남게 된다.

글은 단순히 종이 위에 잉크 자국이 아니다. 글은 생각이요, 사상이요, 영향력이요, 역사요, 힘이다. 말로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전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 영향면에서 글이나 책을 따를 수 없다. 그런 예가 바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다.

난중일기는 충무공 이순신이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부터 시작하여 전쟁이 끝나는 순간을 앞에 두고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까지 7년 간의 일을 기록한 일기이다.

전쟁 전 상황과, 임진왜란 당시의 전황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사료로서의 가치도 있다.

국가의 제삿날에도 업무에 임하는 열정과, 진지와 병영관리에 태만하거나 소홀한 부하관리를 문책·처벌하는 엄중함은 물론, 개인적인 고뇌와 번민, 친지들과 관련한 내용까지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당대에는 이 순신 장군 외에도 권율, 원균 같은 장수가 더 있었다.

그러나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않은 두 분은 그저 유명한 장수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역사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 자신의 기록이 없으면 일부는 역사학자들에 의해 오해와 왜곡된 해석까지도 내놓게 되어 때로는 억울하게 잘못된 평가를 받기도 한다.

어느 CEO는 '내가 한 말의 2%만 명확하게 직원들에게 전달되더라'는 실토를 들은 일이 있다.

말이란 원래 말을 했다고 전부 말이 아니다.

상대방이 알아들은 이야기만 말일 뿐이다. 심지어 말은 잘못하면 오해를 부르고, 때로는 마음에 큰 상처를 주기도 하고 비수를 꽂기도 한다. 반면 글은 소리 없이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보고 싶으면 다시 꺼내서 되새길 수도 있다.

혹시 글로 상처를 받더라도 작은 노력으로 금방 치유될 수도 있다. 글에는 말과는 다른 힘이 있다. 글이 세상을 바꾸는 한 예를 들어보자.

나는 모임이 꽤 많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거의 빠지지 않고 꼬박 꼬박 나가는 '에세이 클럽'이 있다.

멤버 중에 모임의 산파역인 양병무 박사가 있다. 이 분은 이미 책을 40여 권이나 출간했다. '주식회사 장성군'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저자이자 학자, 연구소장, 대학교수 그리고 사이버대학의 부총장까지 역임했다.

그런데 양 박사가 학습지 업계의 선두 그룹인 회사 CEO로 갑자기 자리를 옮겼다. 다들 축하는 해주었지만 내심으로는 큰 회사의 조직 관리를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는 완전히 빗나갔다. 말보다 글의 힘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직원들과의 새로운 소통방식의 변화를 통해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열정이 넘치는 조직으로 바꾸어 놓았다. 과거의 다른 CEO들은 호통이나 치고, 이래라 저래라 업무지시 일변도였다면 그는 대부분 글을 통해 소통을 했다.

취임사나 조회사는 물론이고, 매주 한 번씩 '재능 가족 행복이야기'라는 글을 전 사원들에게 보냄으로써 잦은 소통을 했다.

간부 회의나 지점 순시가 있을 때는 1분만 이야기하고 나머지 두서너 시간은 듣기만 하는 경청 리더십을 발휘했다.

더구나 그동안의 저서를 통해 사장의 생각하는 방식이나 철학을 어느 정도 알게 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글로 인해 조직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고, 귀가 열린 CEO의 새로운 리더십과 역할에 직원들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내 경우도 20년 전에 남보다 일찍 대기업을 나와 컨설팅과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강의 전체의 70~80%가 과거 30여 권의 졸저나 신문, 잡지에 기고한 글을 보고 강의 요청이 온다. 컨설팅도 특별히 별도로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책을 읽어보고 요청 오는 경우가 반 이상을 점하고 있다. 책이나 글이 곧 홍보인 셈이다. 그것으로 소통이 가능하며 홍보 기능도 대신해줌으로써 지금의 일도 수월히 해낼 수 있다.

'그 나라 문화수준을 알아보려면 서점에 가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선진국에는 책이나 글을 쓰는 사람이 많고, 책을 읽는 사람도 많은 게 사실이다. 내가 학창시절 백일장도 나가보지 못하고 연애편지 정도 써본 게 글쓰기의 전부였다.

하지만 30여 권의 책을 낸 것을 보면 딱히 글과 책을 쓰는 게 꼭 타고난 재주만은 아닌 것 같다.

누구나 지속적인 노력과 열정만 있다면 책과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 어느 누구든지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몇 권의 책을 쓸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있다.

평생에 단 한 권의 책이라도 써서 세상에 기록으로 남긴다면, 먼 훗날까지 자신의 살아온 경험과 역사를 세상에 남길 수 있다. 글의 힘이 그렇게 클진 대 책을 한 권 쓰는 데 도전장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가금현 기자 ggh7000@hanmail.net
가금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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