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마다 업그레이드해 굴곡진 정서를 갖자

김영희 교육에세이
단계마다 업그레이드해 굴곡진 정서를 갖자
- CTN 객원기자 김영희
  • 입력 : 2023. 12.11(월) 10:32
  • 김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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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CTN/교육타임즈 객원기자
[김영희 교육에세이/CTN]어린 시절은 탐구생활의 도가니였다.

행복했다. 부유해서가 아니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며 '6월의 초록빛'이라고 말하곤 한다.

6월경 들판의 초록빛 벼가 양탄자처럼 바람결에 출렁였다. 평화롭던 논둑길을 지나면 사랑의 외할머니댁이 보였다. 그곳에 사랑과 포근함이 함께 했다.

자연과 사람이 정서적 안정감과 충족감을 듬뿍 안겨주었다. 정서적으로 충족하려면 자연만큼 좋은 게 있으랴.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자라고 나중에 도시 생활을 겸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지금은 아이를 낳으면 무조건 도시에서 키워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다.

자연히 시골에서 아이 기르기를 꺼린다. 어떠한 환경에서든 부모의 강한 자존감과 혜안이 다른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어릴 때 부모와의 애착이 제대로만 형성된다면 별문제가 없으리라.

태어나 세 살까지의 애착 단계에서 부모의 사랑과 배려가 부족하다면 채워지지 않는 후유증이 평생 간다는 사실은 여러 보고서에서 말하고 있다.

나는 평상시 가족에게 잔소리를 별로 하지 않는 편이다. 나만 건드리지 않으면 화내지 않고 잘 지낸다.

아이에게도 재량을 많이 주었다. 때론 일부러 견딜만한 외로움이나 어려움을 주곤 했다. 역경을 주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관찰하기도 했다. 그게 다 내 어머니로부터 받은 유전자 덕이 아닌가 싶다. 어머니는 내가 놀던지 늦게 집에 오건 별로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신뢰했다.

물질이 풍부해진 우리는 지금 여유가 없고 배픔에는 오히려 짜다. 시쳇말로 '배픔의 흑수저'다.

여유와 배려가 부족해지고 소유라는 이기심이 그렇게 만들고 있다. 아이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단지 부모를 통해 이세상에 왔을 뿐이다. 부모는 아직 어린아이를 키우기 위해 기다려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의 실수를 참고 기다리기란 참으로 어렵다. 남들보다 잘해야 하고 항상 실수 없이 성공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아이를 기다려 주지 못하게 만든다. 아이는 실수를 통해 성장하고 성공에 이른다.

게다가 정서적으로도 꽉 막힌 아파트 생활이 닫힌 마음으로 치닫게 한다. 확 트인 바다나 너른 벌판은 막힘이 없다. 몽골의 사막과 녹원의 평지에서 대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때때로 자연의 웅비한 에너지를 받아야 한다.

아이를 데리고 산과 바다로 나가야 할 이유다. 아이들에게 많은 걸 보여주고 스스로 느끼게 하자.

인생을 세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태어나 30살까지는 배움의 시간이다. 31살에서 60살까지는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에 몰두하고, 61살부터는 양육과 벌이에서 벗어나 자신과 남을 위해 사는 시간이다.

인생 전후반기를 잘 살기 위해 때때로 겪는 굴곡진 삶과 정서를 자신의 것으로 축적해야 한다. 남에게 이끌리는 삶은 무의미하고 맹목적이다. 주체적 관점으로 자신의 시간을 요리할 줄 알아야 행복하다.

아이들도 시기별로 자신의 인생 라이프를 주도해야 한다. 뭘 먹을지, 입을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해보는 것도 큰일 중 하나다.

어려서부터 집안일도 분담하고 성취의 경험과 보상의 심리를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공부라는 틀에 짜여 인생의 심오한 진리를 묵과하고 있다.

학생으로 사는 기간을 30여 년이지만 그 나머지 오랜 시간을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그를 위해 부모는 미리미리 사람으로 살 준비를 시켜야 한다.

단계 단계를 잘 살려면 치밀한 자기 성찰과 노력이 필요하다.

단계별 굴곡진 정서를 간직하게 하자.

세상에 공짜는 없다. 거기에 더해 미래를 볼 줄 아는 혜안과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 수많은 경험과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경험에는 직간접 경험이 있다.

직접 경험에는 한계가 있으나 간접 경험은 무한하다. 상상이나 독서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행동거지도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기에 그렇다. 부모의 평생 배움의 자세는 아이에게 귀감이 된다.

아이는 나라의 보배다.

그 보배들을 기르는 일이 우선 가정이다. 부모는 최초의 선생님이자 마지막까지 교사이다.

무한 역량을 길러낼 부모이기에 부모는 평생 공부하며 미래를 보는 식견을 길러야 한다.

부모의 방향성에 따라 아이의 궤도도 달라질테니 책임 또한 크다.

아이의 무한한 용량이 어느 그릇에 담기느냐에 따라 크기가 달라짐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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