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떼부리는 아이 어떻게 할까

김영희 교육에세이
생떼부리는 아이 어떻게 할까
- 김영희 CTN 객원기자
  • 입력 : 2024. 02.26(월) 10:57
  • 김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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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CTN 객원기자
김영희 교육에세이/CTN] 이미 성인이 된 큰아들 승우 7살 때 일이었다. 남대문 시장에 갈 일이 있어 아이와 함께 외출했다. 장난감 가게 앞을 가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승우가 내 손을 잡아끌었다.
“엄마, 저 불자동차 갖고 싶어요.”
“그건 안 돼, 집에도 비슷한 거 있잖아. 매주 장난감 대여점에서 다른 걸로 바꿔주는데 뭘, 자동차 말고 고리 던지기는 어때?”
아이는 자동차 하나에만 꽂혀 다른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막무가내로 떼쓰기 시작했다. 꾸중과 달래기를 번복하다가 지친 나는 아이보다 먼저 장난감 가게에서 그냥 나와버렸다. 아이는 울면서 나를 따라 왔다. 집에 가려는 버스 정류장에서까지 계속 칭얼대며 징징거렸다.
“아구, 얘야 이것 먹고 울지 마.”
길가의 쥐포장수 할머니가 승우의 우는 모습이 안스러웠는지 연탄불에 쥐포 하나를 구워 건네며 달래었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은 흔하다. 어떤 아이는 아예 길바닥에 드러눕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할까. 부모는 떼쟁이 아이들로 골머리를 앓곤 한다. 아이는 자신의 요구가 먹히지 않으니 몸으로 생떼를 부리는 것이다. 왜 내 아이가 저럴까, 잘못 가르친 걸까 자책하기 쉽다. 그럴 때 아이에게만 전적으로 원망과 책임을 돌려야 할까, 아이와의 관계는 어땠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해결책이 뭘까. 어린아이와의 시소게임은 부모를 지치게 한다.
“너 엄마랑 약속했었지? 니가 원하는 물건을 가지려면 한 열흘 전에 미리미리 말하든가, 생일날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때 가질 수 있다고 말했잖아…”
특별한 때를 보너스 날로 정한 후 아이의 바람을 유예하는 습관은 인내심을 기른다. 갖고 싶은 물건이 꼭 필요한지를 점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다 보면 그 당시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게 시시해질 수도 있고 집에 있던 것과 겹칠 수도 있다. 버릇은 후에 소비 패턴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절제와 필요성을 기르는 시기도 바로 이때다.
아이와의 약속은 인내와 심사숙고를 기르는 좋은 경험이다. 일관성 있게 지켜진다면 아이도 부모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서로 신뢰의 관계가 만들어지면 아이는 떼쓰기를 줄이고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관계의 승화다. 어린아이라도 이해와 협력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알고 이해하게 된다. 인격적인 배려와 따스함이 깔려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세간에 흔히 알려진 ‘마시멜로의 효과’나 다름없다. 맛있는 마시멜로를 금방 먹어 치우는 아이와 아껴서 조금씩 계획적으로 먹는 아이와의 비교 연구가 그것이다. 연구 결과, 성인이 되었을 때 그들의 성취도가 달랐다. 마시멜로 먹기를 참지 못한 아이보다 참은 아이는 더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그와 무관하다는 최근 연구 보고서도 있지만 둘 다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습관도 연습에 의해 만들어진다. 아무리 어리더라도 부모와의 진정한 대화와 사랑을 확인한다면 아이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부모의 칭찬과 격려는 행동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대화와 타협, 설득이라는 능력을 어려서부터 쌓는다면 아이는 훨씬 더 이성적인 판단과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 사소한 것이 쌓여 큰 성취로 이어진다. 거창한 것은 이미 작은 것들의 축적일 뿐이다.
부모가 욱하고 화내며 꾸짖고 수직 하향적 지시로 시종일관 임한다면 아이의 반항 기질이 강화되어 반항아를 키우는 꼴이 된다. 우리 아이를 잘 기르려면 과거 내 부모가 했던 대로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내 아이를 관찰하고 격려하며 기다려주고 응원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급박한 일일수록 자기 부모로부터 받은 환경 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양육 방식은 아이에게 그대로 대물림하기 때문이다. 부모가 개선할 점은 아이와의 수평적 대화, 잘못에 대한 허용,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기, 아이의 마음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이다. 어린 자녀를 가진 가정이나 성인 자녀를 둔 가정이나 매 한 가지로 적용할 덕목이다.
아이를 키우며 좋은 습관 들이기 위해 부모는 무한히 애쓰지만 억지 부리며 떼쓰고 우는 아이 때문에 부모는 감정이 상하곤 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돌이켜보면 부모의 일방적 요구일 때가 많으며 아이에게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를 강요한 결과가 아닐까. 우선 아이의 의견도 성의껏 들어보고 부모가 거절하는 이유를 아이에게 자상하게 설명해 납득이 가도록 심혈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마가 안 된다고 하는 이유는 네가 미워서가 아니야, 사랑하는 00가 좋은 습관을 들여서 아주 멋진 사람이 되길 바라서야.”
아이의 처지와 기분을 잘 살피며 좋은 습관 길들이기에 도전해 보자. 한 번 굳어진 습관을 고치긴 그리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놔둘 순 없기에 부모가 먼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아이와 기분 좋게 시작한 나들이가 기분 좋게 마무리되는 경우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평상시 부모와 아이, 부부간의 명품 관계가 바탕에 깔려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가르침을 준다면 나중에 그 아이도 좋은 부모가 되리라 생각한다. 애들은 부모의 등 뒤를 보고 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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